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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있는 패션을 창조한다.'
TV 드라마, 쇼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인기연예인들의 독창적인 패션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자신의 배역에 맞는 코디, 자신의 노래에 어울리는 옷차림이 일반인들에게 유행을 불러오고 있다. 60년대 가수 윤복희가 유행시킨 미니스커트 열풍에서 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이 유행시킨 힙합패션, 현재는 KBS 2TV 미니시리즈 <맨발의 청춘>과 MBC TV 주말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 등장하는 연기자들의 개성있는 패션이 열병처럼 유행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드라마 패션'을 소개한다.
<맨발의 청춘> 패션 <그대 그리고 나> 패션
KBS 2TV 미니시리즈 <맨발의 청춘>을 보면 눈길을 휘어잡는 패션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조폭 2세' 이종원의 패션. 드라마 초반 포마드를 발라 올백으로 넘긴 헤어스타일로 거칠것 없고 허황된 깡패 캐릭터를 표현하더니 요즘은 머리칼에서 포마드를 벗겨내고 대신 구레나룻으로부터 이어진 턱수염을 트레이드마크로 삼고있다. 세월이 건너 뛴 12부부터는 수염을 깎고 다시 올백을 할 예정. 시절이 IMF 시대이지만 깡패 이종원과는 무관한 듯. '고통분담을 요구하면 한방 날리겠다'는 기세로 모피소재 롱코트, 베르사체 협찬 남방, 앙드레 김 협찬 정장등을 입고 나와 무식함에 따른 열등감을 겉치레로 보상받으려는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바늘 가는 데 실 간다고 이종원을 보면서 김원희를 안볼 수 없다. 드라마초반 성악가로 웨딩숍 이경진 스포사벨라의 협찬을 받은 화려한 무대의상을 선보였던 김원희는 방송국 합창단 지도를 맡은 요즈음엔 검정, 회색계통의 모노톤 정장을 즐겨입고 나선다.
캐릭터가 볶여지는 콩처럼 톡톡 튀는 성격이라 원색, 혹은 화려한 무늬패션이 어울릴듯한데 본인은 대사나 액션에서 튀는 맛을 의상에서라도 중화시킬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한다. 헤어스타일도 11부까지는 단정한 커트된 뚜껑가발을 앞 머리부분에만 쓰고나오다 12부부터는 가발을 벗고 제머리를 찾을 예정이다.
MBC TV 주말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는 의상담당 스태프가 단 한명뿐
이다. 일반적으로 드라마 한편당 의상을 책임지는 스태프가 적게는 2 - 3명에서 많게는 5명 이상이 투입되던 과거에 비추어보면 아주 이례적인 경우. 의상담당 스태프가 한명뿐이다보니 탤런트들이 자신의 의상이나 소품을 직접 챙겨야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연기해야 할 배역에 대한 해석부터 어떤 패션이 어울리겠는가 하는 판단까지 탤런트의 몫이 되는 셈이다.차인표는 자신이 직접 선택한 선글라스로 건달 이미지를 살릴 수 있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차인'표' 안경으로 불릴만큼 그가 사용했던 이태리제 파피루스 선글라스는 큰 선풍을 일으켜 남대문 안경상가에서 품귀현상까지 빚을 정도였다. '캡틴박' 최불암의 구겨진 바바리와 '교수님' 박원숙의 현란한 스카프 패션, '합죽이 양씨' 양택조의 노란 넥타이 등은 모두 노련한 중견연기자들이 배역의 성격을 함축적으로 드러내고자 직접 선택한 소품들이다.
막내딸 '상옥'역의 서유정은 코디네이터의 도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신인탤런트다. 극중 초반 피구왕 통키를 연상시키는 '영덕파마'패션으로 막 상경한 시골처녀를 그려냈던 것이나, 어깨선이 훤히 드러나는 검은 이브닝 드레스 한벌로 밤무대 가수를 표현했던 것 모두가 코디네이터의 작품이다.
- 1998년 3월 12일 일간스포츠 임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