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데뷔초로 돌아간 느낌이에요. 극중 이미지가 88년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한 가 전 CF로 데뷔할 때의 그 이미지거든요."

10월 11일부터 선보이는 MBC TV 새 주말극 <그대 그리고 나>에 출연하는 최진실(29)은 자신 이 맡은 수경 역에 대해 "어떤 남자든 요리할 수 있는 여자"라고 설명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의 연애와 결혼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수경은 가난한 어촌 출신의 장남(박상원)과 결혼 한 후 따분한 시아버지(최불암)와 시동생들(차인표, 송승헌)을 변화시키고 이기적이던 자기 자신 까지도 변화시키는 똑 부러지고 밝은 여성이다.

<그대 그리고 나>는 <예스터데이>로 다소 침체에 빠진 MBC 주말극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최강의 인력을 투입한 드라마. 출연진에서부터 명기획자로 이름을 날린 최종수 PD, <전원일기> 의 작가 김정수에 이르기까지 면면이 화려하다. '금세기 최후의,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농을 하는 최 PD는 2년전 <제 4공화국> 촬영도중 교통사고를 겪은 이후 첫 연출작이라 더욱 열성을 보이 고 있다.

"연출자가 연기자보다 더 적극적이고, 훌륭한 선배님들이 많아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연속극은 연 기자가 힘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힘이 부족하고 장기전에 약한 편이라 연속극을 피해왔거든요."

CF 속의 톡톡 튀는 귀여운 이미지로 인기 정상에 올랐다가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최근 영화의 흥행 성공, MBC 미니시리즈 <별은 내가슴에>의 폭발적인 인기 등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데뷔 초기에 <잠들지 않는 나무> <서울 시나위>에서 박상원의 상대역으로 나와 '연기 때문에 혼도 많이 났다'는 그는 지금도 그 기억으로 박상원에게는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깍듯하게 된다며 웃었다.

"결혼할 남녀에게 조건 차이가 나면 주위에서 반대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드라마에는 수경 스스 로가 갈등하는 것으로 묘사돼 현실적"이라는 그는 11월 개봉예정인 영화 <편지>(이정국 감독)의 막바지 촬영으로 분주하다.

- 1997년 10월 1일 문화일보 양성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