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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나이 49살. 며느리도 얻어 할머니소리를 들을 때가 머지 않은 중년 탤런트가 방송가를 뒤흔들고 있다.
MBC TV 주말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서 소녀취향의 <아줌마 대우 노처녀>로 시청자를 웃기는 박원숙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요즘 그녀의 인기는 본인의 말처럼 가히 폭발적이다. "IMF시대에 혼자 잘나가는 것 같아 표정관리 중"이라는게 그녀의 개그같은 얘기다.
쇼, 오락프로에서는 그녀를 모셔가기 위해서 줄을 섰다. PD가 직접 나서 "제발 우리 프로에 딱 한번만 출연해주십시오"라고 통사정을 할 정도다. 인기의 척도인 CF에서도 무려 7개나 동시에 섭외가 밀려올 정도다. IMF만 아니면 벌써 몇억원은 벌었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지금 그녀의 인기는 절정이다.
그동안 연기 잘하는 배우로만 인식되던 박원숙은 드라마 2편으로 10대 못지 않게 떴다.
"그동안 나름대로 인기가 있었다"고 본인은 웃으며 말했지만 그녀를 스타로 만 든 것은 <별은 내가슴에>와 <그대 그리고 나>다. <별은∼>는 박원숙을 '젊은 언니'로 인식시켜준 계기였다.이전까지 강인한 생 활력을 지닌 '순돌이엄마'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별은~>으로 변신을 했다.강남 귀부인의 우아함속에 감춰진 속물근성을 드러낸 디자이너 모습은 제격이 었다. 최진실과 엘리베이터 안에서 머래채를 잡고 싸우는 연기와 우아한 채 걷다가 자동문에 얼굴을 쳐박고 난처해하는 코믹스러운 장면은 지금도 만인의 기억속에 남아 있다.
특히 그녀가 설정한 코맹맹이 소리와 머리를 쓸어 내는 특유의 동작은 시청자 들이 매주 기다리는 장면이다. 한 때는 몸에 달라붙는 헬스복을 입고 나와 시청자를 놀라 게 했고 최불암과의 덕수궁데이트는 그동안 TV를 외면하던 중, 장년들을 감동시켰다.
그녀의 풍부한 표정연기는 이름처럼 원숙 그 자체다. 몰래 최불암이 운동하는 모습을 숨어보다 "내가 왜 이럴까. 혹시 변태 아니야"를 외치던 독백은 초반의 연기하일라이트였다. 최불암과 팔뚝맞기를 하며 애교를 떨던 장면도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연기를 하는 것이 즐겁고 극중 홍여사가 너무나 사랑스럽다"고 박원숙은 얘기한다.
요즘 박원숙은 최불암과의 결혼을 앞두고 송승헌의 생모가 나타나자 고민을 하게된다.
그녀가 미인이라는 얘기에 묘한 표정을 지으며 질투심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그 표정이 너무나 황당해 시청자들을 뒤집어지게 만들었다.앞으로 두사람이 어떻게 결말이 지어질 지는 드라마 최고의 비밀이 될 전망이다.
그녀는 최종수PD와 김정수작가에게 특유의 애교섞인 목소리로
"제발 결혼시켜주세요∼"라고 애교를 떠는 중이다.대학 2년때 예기치 못한 임신으로 철 없는 신부가 됐고 이후 두 남자와 세 번 의 결혼 실패 속에 지금도 출연료 절반을 채무자에게 저당잡힌 채 조그만 아파트에서 살아가 지만 항상 웃는 그녀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인동초처럼 모진 겨울을 견디고 핀 꽃이 더욱 화려하고 아름답듯 49살 박원 숙의 연기가 더욱 빛나는 것은 그런 사연이 숨겨져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 1998년 2월 20일 스포츠서울 김종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