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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순수하고 귀여운 요정으로만 있을 것 같던 최진실(29)이 드디어 제 나이에 걸맞는 역으로 시청자를 만났다. 오는 11일부터 방영되는 MBC 새 주말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에서 당찬 직장 여성에서 야무진 맏며느리로 변신하는 수경 역을 맡았다. 본격적인 주부 역은 이번이 처음이라 최진실은 '이제야 내 역할을 찾은 것 같다'며 의욕에 넘쳐 있었다.
"사실 CF로 처음 데뷔했을 때 신혼 주부의 역을 했었잖아요. 최종수 국장님도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예요' 분위기를 맘껏 살리라고 주문하셨죠. 애교도 많고 남자들을 알맞게 요리할 줄도 아는 여자예요."
허풍쟁이 시아버지(최불암), 돈많은 여자를 만나는 데만 혈안이 돼있는 둘째 시동생(차인표), 말없 이 큰 사고만을 치고 다니는 막내 시동생(송승헌)을 다독이고 건사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 물로 나온다.
"가정환경이 다른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고민하다가 헤어질 것까지 결심하는 깍쟁이예요. 하 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는 집안을 일으켜 세우는 일꾼이죠."
주말극 출연은 <아파트> 이후 2년만인 최진실은 미니시리즈에 강한 반면 주말극 같은 장기전에 는 약해 출연 제의를 받고 처음엔 망설였다고 한다. 하지만 출연자들도 좋고 스토리도 마음에 들어 그 다음날 바로 결정을 내렸다. 상대역을 맡은 박상원과는 신인 시절 <잠들지 않는 나무>와 <서울 시나위>에서 단역 여자친구 로 출연한 경험이 있는데 연기를 못한다며 정말 많이 혼났다고 한다.
"대사가 너무 많았어요. 신인에게는 너무나도 떨리는 자리였고 혼자서만 떠드는 대목이 많아 실 수를 많이 했죠. 그래서인지 지금도 '오빠'라고 부르기보다는 꼬박꼬박 '선생님'이라고 불러요." 국민 스타로 자리하고 있는 최진실에게도 신인 시절의 기억은 부끄럽고 아쉬기만 한 모양이다. 1월말 개봉예정인 영화 <편지>에 대한 선전도 잊지 않았다.
"연기하면서 여러 번 울었어요. 아주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거든요. 많이 사랑해 주세요."
- 1997년 10월 4일 국민일보 이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