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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신세대 주부 CF로 뜨더니 드라마 <질투>에서 여대생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오 른다. <별은 내 가슴에>서 '캔디' 이미지로 더욱 어필. 마술부리듯 세월 거꾸로 사는 여자. 이번엔 자신의 나이에 맞는 배역에 싱글벙글. 11일 시작하는 <그대 그리고 나> 에서 신혼주부로 복귀한다.
7년 전 그녀가 처음 우리에게 얼굴을 확실히 알린 것은 삼성전자의 광고를 통해서였 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란 멘트를 유행시킨 광고는 깜찍한 신세대 주부 모습의 최진실을 탄생시켰다. 이후 최진실을 진짜 스타로 만든 것은 MTV <질투>에서였다. 트렌디 드라마의 시작 을 알리는 <질투>에서 그녀는 당찬 여대생, 사회에 막 발을 내디딘 깜찍한 처녀의 모습으로 인기를 끌었다. 아주머니가 처녀로 나이를 거꾸로 먹어갔지만 그녀는 요정 같은 모습으로 많은 남성 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그녀가 다시 팬들에 어필한 것은 올 상반기 히트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였다. 그녀는 더욱 시간을 되돌려 만화영화 <캔디>의 모습으로 찾아왔다. 30살을 코 앞에 둔 그녀에게 <캔디>의 이미지는 어렵지 않을까 싶었지만 결과는 대 성공으로 다가왔다.
세월에도 결코 눌리지 않는 최진실 신화를 쌓으며 당당하게 정상에서 버텼던 그녀였 다. 묘하게도 나이가 들어가지만 자신이 맡은 역할은 점차 어려지는 최진실만의 매 직. 이제 그녀가 마술을 접고 실제로 돌아왔다.
10월 11일 방송될 MTV 주말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김정수 극본, 최종수 연출)를 통해서다. MBC-TV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배역이 총 출동, 주말 프라임타임 시청 률 회복을 노리는 작품의 주인공 '윤수경'이 최진실의 모습이다. 앞으로 50회동안 시 청자들은 가정주부 '수경'으로 그녀를 기억해야 한다.
"처음으로 내 나이와 맞는 역을 해요. 결혼을 앞둔 여자로 어떤 남자든지 수경이에게 걸리면 빠져나가지 못하게 요리할 수 있죠."
경북 영덕에서 촬영중 만난 최진실은 생글거리며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다소 깍쟁 이인 여자의 모습으로 사랑보다는 계산이 앞서는 요즘 여자를 그릴 작정이다. 그녀에게 <그대 그리고 나>는 1년만의 주말 드라마 외출이다. <아파트>에서 결혼할 조건좋은 남자를 물기 위해 발버둥치던 연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렇다. 당초 최진실은 <그대 그리고 나>의 출연을 꺼렸다. 몰아치기 공부를 좋아하는 학생 처럼 그녀는 묘하게도 긴 호흡의 장편 드라마보다는 미니시리즈 같은 짧은 드라마가 어울린다고 자가진단한다. 그래서 거절하러 나간 자리의 분위기도 좋지 못했다. 숯불갈비가 구워지는 마치 언제 라도 불판이 날아갈 듯 심상치 않았지만 다음날 최진실은 출연을 결정했다.
"같이 해보고 싶은 사람이 많아서 그랬다"는 게 최진실의 출연소감이다. 이후 모든 스케줄을 접고 <그대 그리고 나>에 매달리고 있다. 몇 차례 보충 촬영만 남긴 영화 <편지>를 곧 마친 뒤에는 드라마에 전력투구할 요량이다. 연출자인 최종수 PD가 이번 드라마에서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 자신에게 오늘이 있 게 한 그 광고에서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었다.
"애교 많고 딱딱 부러지는 신혼 주부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싶어요. 아무래도 나이와 비슷하니까 편하겠죠"라고 말한 최진실이다.
4회분씩 몰아서 찍는 경북 영덕 해안가 일대의 야외 촬영장에서는 최진실을 보기 위 해 많은 이들이 모인다. 최근 가장 웃긴 얘기는 박원숙과의 묘한 관계 때문에 생겼 다. <별은 내 가슴에>에서 그녀를 그렇게 괴롭히던 박원숙이 이번에는 이모로 등장, 최 진실을 도와주지만 드라마에 빠진 시골 사람들은 몰래 이렇게 수근댔다고 한다. "둘 사이가 원래 저렇게 좋았나? 이상하네."
- 1997년 10월 8일 스포츠서울 김동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