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목의 아버지이자 준희의 친 아버지. ‘골목상회’를 운영하며 열쇠, 도장, 명패 제작 등 뛰어난 손재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숨겨둔 진짜 기술은 금고털이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돌목과는 죽이 너무 잘 맞는다. 친구처럼 티격태격하고 쪼잔하게 반찬 하나를 가지고도 다툰다. 마음이 약해 눈물이 많으며, 팔랑귀라 소문에 잘 속고 어이없는 일에 휘말리기도 한다. 배운 바가 없지만 세상사 눈치로 깨달았고 한 때 주먹도 잘 썼으나, 삼십육계 줄행랑이 최고라고 믿는 사람이다. 돌목에 대한 부정은 더 없이 깊다. 자신 때문에 좋아하는 펜싱을 접은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돌목이 산운율의 교육을 받고 큰 사람이 되길 바란다. 하지만 그 돌목마저 도둑질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같이 도둑질에 나선다. 그 사이 친 아들인 준희를 만나게 되면서, 돌목과 준희 사이에서 누구의 편도 들지 못하고 고뇌한다. 그리고 두 아들과 함께 엄청난 격랑을 겪고 난 이후에야, 자신의 모든 비극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게 되고 결국 두 아들을 위해 마지막 권력과 싸운다.

충청도 태생의 생활력 강한 여인. 남편이 감옥에 간 사이 홀로 준희를 키우며 온갖 고생을 다 한 여자. 그 때문에 말이 거칠고 험하지만, 마음은 한없이 따뜻한 여인이다. 남편이 데리고 온 돌목으로 인해 가슴앓이를 심하게 하지만, 결국 그를 가슴으로 안아준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여린 심성의 소유자. 반듯하고 정의감 강한 국사선생 찬기와 결혼해 수현을 낳았지만, 남편의 이상한 행동에 의구심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