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12월 13일 (수) / 제 17 회
82년 5월 11일, 제5공화국의 도덕성을 뿌리채 흔들어 놓은
건국이래 최대의 사기사건에 대한 수사결과가 발표된다.
이른바 장영자. 이철희 어음사기 사건. 그러나 이 사건의
뿌리는 제4공화국으로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 36살
장영자의 첫 결혼이 파경으로 끝나갈 즈음, 그녀는 친정
삼촌이 발명해낸 동전계산기를 뛰어난 사업수완으로
은행에 납품하면서 ''돈벌이 사업''에 입문하게 된다.
거래선인 은행의 상무로 부터 남달리 뛰어난 사업수완을
인정받은 그녀는 그의 주선으로 일찌감치 주식거래에
눈뜨게 되고 초창기 주식시장의 허술한 틈을 노려 그녀의
투자액은 눈덩이 처럼 불어나게 된다.
대학재학 시절부터 한 남자에 연연해 살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던 자신의 말 그대로 장영자는 첫 남편과의
이혼후 77년 7월 고려제강의 사장과 두번째 재혼을 했지만
1년만에 다시 이혼하고 문제의 인물인 이철희와 운명의
세번째 만남을 가지게 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외모와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대담한 성격이 장영자의 사업을
승승장구하게하는데 당시 영부인을 잃고 유달리 고독해
하던 박정희 주변의 참모들은 이른바 ''각하의 외로움''을
풀어줄 비밀요정을 몇군데 개발해 놓고 있었고 장영자도
이들과 선이 닿는 비밀요정의 마담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있었다. 평소 마음이 통하던 공화당 원내총무 김용태와
낮술을 마시던 박정희는 좀더 은밀한 술자리를 찾아나서게
되고 김용태와 차지철은 박정희를 장영자가 운영하던
비밀요정으로 안내하여 박정희와 장영자의 내밀한 관계가
맺어지게 된다. 이처럼 박정희의 술시중까지 들면서
정치권 최고위층과 접촉, 고급정보를 접하게 된 장영자는
이를 무기로 더 큰 사업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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