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22일 (월) / 제 8 회
<크리스마스의 연인>
제 1 편 : 크리스마스 이브
극본 : 스토리밴드
출연 : 류승범, 윤진서
화려한 네온사인, 흥겨운 캐럴, 다정한 연인. 바로 크리스마스 이
브의 풍경이다. 그 풍경을 뒤로 남자 한 명이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 채 케이크를 팔고 있다. 이제 몇 개 남지 않은 케이크, 가게 주
인은 흐뭇해하고 남자 역시 미소짓는다. 주인은 남자에게 수고비
와 함께 남은 케이크 하나를 선물한다. 그리고 산타클로스 모자를
벗으려는 그에게 그것까지 안겨준다.
지하철에서 내린 남자는 재개발 예정인 낡고 음산한 아파트 단지
로 들어간다. 그리고 단지내 공원 벤치에서 그를 기다리던 여자 앞
으로 다가간다. 여자는 남자를 보자 밝게 웃는다. 남자는 추운 날
씨에 밖에서 떨고 있는 여자를 안타까워 하고 여자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힘들게 일한 남자가 안쓰럽다. 남자는 여자에게 크리스마
스 이브를 근사하게 보내자 말하지만 가난한 이들 연인은 그조차
돈이 아까워 선뜻 행하지 못한다. 결국 남자는 덤으로 얻은케이크
로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를 하기로 하고 아파트의 빈 집을 찾아나
서는데….
제 2 편 : 보금자리
허름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우연히 빈 집을 발견한 남자는 공원에
서 추위에 떨고 있는 여자를 부른다. 남자는 아파트 단지를 두리번
거리며 쓸만한 것들을 챙기기 시작한다. 폐타이어 2개, 그리고 몽
땅한 크레용이 들어있는 작은 상자 등.
빈 집에 들어선 두 사람. 여자는 낡았지만 따뜻한 빈 집에 행복해
한다. 남자는 그런 여자의 모습에 만족스러운 듯 웃음 짓는다. 아
무도 살지 않는 오래된 아파트, 곰팡이가 쓴 벽지 등 모든 것이 엉
망이지만 이들은 자신들을 위한 공간이 있음을 감사한다. 남자는
주워온 폐타이어를 마주 놓으며 '이건 소파야' 라는 말과 함께 웃
어버린다.
제 3 편 : 파티
허름하고 지저분한 빈 집을 열심히 치장하는 두 사람. 이들은 상자
를 오리고 크레용으로 색칠을 하여 별을 만든다. 그리고 접시도 만
들어 과자를 담는다. 그리고 케이크를 꺼내고 함께 얻은 싸구려 와
인 병을 놓는다.
준비가 끝나자 두 사람은 기대에 찬 얼굴로 폐타이어 위에 앉아 케
이크에 불을 붙이고 형광등을 끈다. 순간 이 낡은 집은 마법에 걸
린듯 동화 속 예쁜 집으로 변한다. 이들이 벽에 한 낙서는 화려해
보이고 촛불은 따뜻해보이고 두 사람은 행복해보인다.
잠시 후, 촛불을 끈 두 사람. 즐거워 소리내어 웃던 남자와 여자.
남자가 여자에게 키스를 하자 여자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떨어
진다. 그 순간 남자는 눈물을 닦아주며 말한다. '울면 안돼, 산타할
아버지가 선물 안 주실거야' 라고.
제 4 편 : 크리스마스
금이 간 유리창 사이로 햇살이 쏟아진다. 그리고 그 햇살 아래 꼭
껴안고 잠들어 있는 두 사람이 있다. 너무나 행복한 표정에 마치
죽은 듯 꼼짝도 하지 않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그 두사람 바로 옆에 빨갛고 작은 상자가 하나 놓여있다.
전날 밤에는 없던 것이다. 착하고 정직한 사람에게만 선물을 준다
는 산타클로스가 다녀간 것 처럼.
세상은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히고 크리스마스를 축복하는 따뜻
한 노래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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