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개월 간의 대장정이었다. MBC ‘신돈’(극본 정하연/연출 김진민)을 통해 ‘유망주’
서지혜가 ‘연기자’ 서지혜로 재인식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카리스마’ 노국공주로, 후반부에는 ‘순수미’ 반야로 살아온 나날들. 영화
‘여고괴담4-목소리’에서 주연을 맡았던 경험이 전부인 그녀는 때로는 힘차게 때로는 힘겹게 배우로의 발돋움을 위해 달려왔다.
7일
마지막 방송 61회를 앞두고 지난 5일 진행된 ‘신돈’ 종영파티현장에서 만난 서지혜. 서슬퍼런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이 그저 웃음많은 22살
여인의 모습이었다.
“이런 대작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 자체로 복이 많은 연기자인 것 같다”고 드라마가 끝나는 감회를
되새겼던 서지혜. 그녀가 보여줄 또 다른 연기색깔이 기대감을 자아낸다.
# 평생 기억에 남을 작품! 서지혜는 영화
‘여고괴담4-목소리’ 출연 전 그저 조승우와 함께 광고를 찍었던 ‘CF스타’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서지혜는 어느날 갑자기 혜성처럼 뚝 떨어진 신인이 아니다. 2003년 SBS ‘올인’에서 단역을 맡으며 브라운관에 데뷔했던 그녀는
MBC ‘결혼하고 싶은 여자’, SBS ‘폭풍 속으로’와 ‘형수님은 열아홉’ ,KBS ‘그녀가 돌아왔다’ 등 많은 작품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배우 서지혜를 만들기 위한 자기 만의 작업을 멈추지 않았던 것.
지난해 8월에는 웬만한 중견 연기자들도 부담스러워 기피하게 되는
사극 출연을 전격 결정, ‘도대체 서지혜가 누구냐’는 대중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아왔던 터다.
서지혜 또한 그때 당시를 기억하는 듯
“신인으로서 사극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많았다”며 “특히 저보다 주변의 걱정이 더 많았던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많은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감할 수 있었다. 탈없이 끝나 감사하기만 하다”며 “평생 기억에 남들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남다른 소감을
덧붙였다.
# 내일이면 다시 한복을 입어야 할 것 같아! 서지혜는 “처음부터 좋은 반응기대하지 말자고 마음 굳게
먹었다”고 첫 방송 당시 가졌던 다부진 마음을 드러냈다. 비판 없이는 발전이 없다고 했던가. 시청자로부터 어떤 비판도 감수하겠다는 당찬
일성이었던 셈이다.
여리게만 보이던 그녀에게서 호기어린 기함을 내뱉었던 노국공주의 모습이 언뜻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혼신의 힘을 쏟았던 탓일까. 드라마가 끝나는 것이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듯 그녀는 아직도 10개월 동안 촬영했던 장면
하나하나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녀는 “얼마전 스탭분으로부터 촬영장 스케치 사진을 받았다. 보는 순간 그때
그 장면이 필름처럼 머리 속을 지나갔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유달리 한복이 참 마음에 들었다’고 웃음짓던 서지혜는 “마치 장롱
속에서 꺼내입을 수 있는 ‘내옷’ 같았다”며 “내일 이면 다시 입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마음 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노국공주’의
영상을 되새겼다.
# ‘악바리 배우’ 서지혜! ‘임신, 칼춤, 무술…’ 노국공주와 반야로 1인 2역을 맡아 연기를
펼쳤던 서지혜가 ‘신돈’을 통해 보여준 연기들이다. 신인인 그녀가 해내기에는 다소 까다로운 장면들이 많았을 터지만, 그녀는 그저 ‘복받았다’는
반응을 거듭 내비쳤다.
그녀는 “대 선배와의 호흡을 비롯해 여러 작품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들을 한 작품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다”며 “ ‘신돈’ 이후 연기자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성숙한 면모를 털어놨다.
배우 서지혜가 되기 위해
그녀가 불살랐던 연기 투혼은 마지막 회까지 계속됐다. 원체 물을 무서워하는 그녀지만, 물에 빠지는 연기까지 선보이게 된 것. 그녀는 “이를
악물고 연기했다. 그저 물에 몸을 맡기자는 각오로 뛰어들었다”고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10개월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눈빛.
‘악바리 연기자’ 서지혜의 모습이 도드라져 비쳐져왔다.
뉴스엔 이현 기자(tanaka@newsen.com)
2006.05.0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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