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드라마 ‘궁’의 매력
복고풍 드라마가 대세인 요즘, 신통하게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시청자들로부터 절대 지지를 받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MBC 수목 드라마 ‘궁’입니다. 방영전 가수출신 연기자들에 대한 캐스팅 논란(아마 원작만화에 대한 만족도가 그만큼 컸기 때문일겁니다.

“어떻게 그런 연기자들이 원작을 망칠 수 있느냐”는 식의 인 터넷 댓글이 많았죠)이나 최근 드라마의 인기가 시들하다는 걸 생각하면 의외의 결과로 생각되기도 하네요. 아무튼 ‘궁’은 20 %대의 시청률을 올리며 수목드라마 가운데선 가장 인기입니다.

“‘궁’과 같은 10대 취향의 드라마가 세대간 단절을 부추긴다 ”는 분석도 나옵니다. 글쎄요,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주는 프로그램이 최선이긴 하겠지만, 취향이 젊다고 해서 비난받을 일 은 아니라고 봅니다. 극 초반부 ‘인터넷 언어’의 과다한 사용 과 불필요한 자막에 대한 우려도 이젠 가신 것 같고요.

지금까지 방영된 걸로 따진다면 ‘궁’은 그같은 단점보다는 미 덕이 많은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황태자 신(주지훈)과 황태자 비 채경(윤은혜), 비운의 왕자 율(김정훈)과 신의 여자친구 효린 (송지효)을 둘러싼 순정만화와 같은 얘기도 흥미롭지만, 전 색감 좋은 영상이 좋더라고요. 화려하고 고풍스런 왕궁을 고스란히 재 현한 것이며, 궁중의상과 장신구, 소품의 섬세한 배치는 또 어떻 고요! 10대 취향이라고 하지만, 이미지만으로 승부하는 드라마와 는 분명히 구별됩니다. 채경을 비롯한 모든 캐릭터가 꿈틀꿈틀 살아있거든요.

‘궁’같은 드라마가 세대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는 게 당연하다 싶긴 합니다만, 내용이나 형식 모두 참신한 드라마라는데 더 점 수를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캐스팅 논란으로 마음고생했을 윤은혜나 김정훈에게도 힘내서 좋은 연기하길 바란다고 전해주고 싶 군요.

[문화일보 강연곤기자]





2006-02-20 (1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