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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심경 뒤에 숨은 고승의 사랑 이야기

MBC 창사특집드라마 '직지'

[조선일보 김미리 기자]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이 직지심경이라는 사실은 국사 시간을 통해 수도 없이 배웠지만, 정작 직지심경을 만든 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12월 3일 밤 10시55분 방송되는 MBC 창사특집드라마 ‘직지(直指)’는 직지심경의 편찬자인 고승(高僧) 백운경한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고려 말기 충렬왕 24년 전라도 고부의 한 가난한 집안의 막내로 태어난 백운경한(호 백운, 법명 경한). 노모의 사랑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자란 영특한 사내였지만, 신분상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15살에 출가한다. 백운은 원나라의 석옥청 공화상을 찾아 임제종을 전수받고, 인도 고승인 지공화상에게도 가르침을 받는다.

백운은 산사(山寺)에서 명문가의 딸 묘덕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묘덕은 궁술, 춤, 서화, 학문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재주를 지닌 절세가인. 정실이었던 어머니가 일찍 죽는 바람에 후실의 손에 키워졌다. 후실의 경계와 시기 속에서 자란 그녀는 미모를 이용해 사내를 골탕 먹이는 걸로 응어리를 풀어내다가 절로 근신을 오게 된다.

어느날 묘덕은 숲 속에서 백운이 낡은 구리 반지를 파묻는 것을 발견한다. 묘덕은 반지를 빼내 백운에게 무슨 사연인지 가르쳐주지 않으면 돌려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지만, 백운은 아무 말 없이 떠난다. 엉겁결에 반지를 보관하게 된 묘덕은 백운과의 사랑에 애태운다.

묘덕은 반지가 백운의 노모가 준 것으로, 백운을 속세와 연결시켜 주는 유일한 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묘덕은 수소문 끝에 백운의 노모를 찾고 함께 산사에 가지만 백운은 이미 원나라로 떠나 버렸다.

드라마는 사랑과 해탈이 서로 맞닿아 있음을 말한다. 산사의 도(道)가 해탈이라면, 속세의 도는 사랑임을 대선사와 한 여인의 사랑을 통해 보여준다. 백운경한 역에는 ‘제5공화국’에서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 박흥주 대령을 맡았던 김진근이, 묘덕 역에는 MBC 미니시리즈 ‘비밀’에 출연한 한민이 캐스팅됐다. 이 밖에 이일화, 이정길, 양미경 등 중년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한다.

제작진은 “천 년을 이어갈 사랑의 도를 이룬 묘덕과 암울한 시대에 백성을 구제하는 승불의 도를 이룬 백운의 삶을 통해 직지가 세상에 태어나는 과정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김미리기자 ( miri.chosun.com)]






2005-11-30(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