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월화드라마 <불새> 기획 : 이은규  극본 : 이유진  연출 : 오경훈  방송 : 월,화 밤9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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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새’서 제2 연기인생 꽃피우는 애마부인 김부선
“김부선씨 땜에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서 회장과 김부선 아지매의 러브스토리도 방송해 주세요.”“배역 잘 소화해 내고 있는 김부선 파이팅!”…
요즘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MBC ‘불새’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그녀를 격려하는 글들이 쏟아진다.

재벌 총수인 서 회장(박근형)의 아내이자 정민(에릭)의 계모로 출연하면서 안방극장에서 뒤늦게 꽃봉오리를 화려하게 터뜨린 그녀. ‘3대 애마부인’이자 한때는 대마초 사건과 미혼모 배우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배우 김부선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제는 백화점에 가도 ‘어머,불새 계모다. ’하며 다들 알아봐요.70분 방송에 1분 정도 출연하는 거지만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시니까 힘이 납니다. 그 맛에 배우를 하나 봐요.”

● ‘상류층 사모님’신랄히 비꼬고 싶었다

한물 간 배우로 여겨졌던 그녀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권상우를 유혹하는 떡볶이집 아줌마로 나오면서부터. 하지만 관객층이 한정된 영화에 비해 시청층이 광범위한 드라마에 첫 출연하면서, 이제 그녀는 온국민에게 사랑받는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푼수기 있으면서도 잇속에 밝은 재벌총수 부인 연기는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런데 그 실감나는 연기에는 이유가 있다.

그녀의 삶은 짓밟힌 세월의 연속이었다. 20대 초반 한 남자를 만났고, 아이를 임신하니 유부남인걸 알았다. 어마어마한 재산가였던 아이 아버지는 4개월된 딸을 데려갔고, 딸을 되찾기 위해 위자료와 양육비 등을 모두 포기한다는 공증에 멋모르고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17년. ‘미혼모’라는 딱지를 달고 밑바닥을 전전하며 혼자 딸을 키우는 ‘피눈물의 세월’을 보냈다. 5년전 양육비 소송에서 승소해 매월 50만원씩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혼자의 힘으로였다.

“어떻게 그렇게 돈이 많으면서 자식을 나몰라라 할 수가 있을까요. 딸을 찾으러 갔을 때도 그 사람들은 ‘여기가 감히 어딘데 찾아오냐.’고 했죠. 저는 ‘감히’에 멍든 여자입니다. ” 그러던 그녀가 ‘불새’에서 부잣집 사모님이 됐으니 한풀이를 할 만도 하다.

스스로 망가지면서 위선 덩어리인 상류층을 희화화하고 싶었다. 대사 한 줄이라도 읽고 또 읽으며 연구했고, 소품 하나에도 아이디어를 냈다. “베풀 줄 모르는 ‘돈많은 거지’들을 비꼬고 싶었습니다. 어렵게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도 위안이 됐으면 합니다. ”

● 스타에서 바닥까지…

파란만장 세월 파란만장한 인생은 운명이었을까. 제주도 모슬포에서 태어난 그녀의 본명은 김근희. 어렸을 때 절을 찾았는데 ‘기생 팔자’라며 어느 노스님이 즉석에서 연꽃 부(芙)에 베풀 선(宣)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진흙 속에서 핀 연꽃이 되어 힘든 사람들에게 많이 베풀어야 기생의 업을 면할 수 있다. ’는 뜻에서였다. 하지만 그 업은 끈질기게 얽매었다.

대학에 떨어져 재수를 하겠다며 상경한 뒤 1981년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죠다쉬,프로스펙스 등의 모델로 활동하다가, 83년 전무송씨와 연기한 ‘여자가 밤을 두려워하랴’로 데뷔한 뒤, 85년 ‘애마부인 3’을 찍었다. 하지만 그녀는 ‘에로 배우’라는 꼬리표에는 동의할 수 없다.

“‘해피 엔드’의 전도연, ‘바람난 가족’의 문소리에게 에로 배우라고 안 하잖아요. 80년대에는 에로영화가 주류였고, 너도나도 그 배역을 탐냈다고요.” 그러다 대마초 사건이 터져 대스타로서의 꿈은 모래알처럼 흩어졌고, 8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 마약·섹스 끊어도 포기할 수 없던 연기

힘든 세월을 견딜 수 있었던 건 ‘언젠간 다시 연기를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서였다. 다시 영화계에 발을 들여 놓았지만 ‘비트’‘게임의 법칙’ 등에선 술집 마담으로, ‘삼인조’에서는 몰래 바람을 피우는 여인으로, ‘H’에서는 미스터리한 사연 속에서 죽는 인물로 잠깐 얼굴을 비쳤을 뿐이다. 그러고 나서 찍은 작품이 바로 ‘말죽거리 잔혹사’.

“촬영하고 집에 돌아오면서 엄청 울었습니다. 다시 배우가 되기를 꿈꿨지만 빛이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이제 그만 접자.’고 생각했죠.” 하지만 유하 감독은 “개봉하면 일 좀 들어올 것”이라고 귀띔했고, 그 말대로 요즘은 출연 제의가 밀려오고 있다.

다음 출연작은 개봉을 앞둔 ‘인어공주’.우체국 직원역인데 “정복을 입어 너무 좋더라.”며 웃었다. 촬영중인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서는 정우성의 철없는 엄마 역을 맡았고, 7월말쯤 방송될 SBS ‘연인’(가제)에서는 동료의 아이를 키워주는 바닷가 작부로 캐스팅됐다. 주인공은 고수가 맡을 예정. “전 남자배우 복이 많은가봐요. 권상우, 정우성, 고수….(웃음)”

8년째 카페를 운영하며 “왜 술집을 하느냐.”는 안좋은 시선을 받아온 그녀는 이제 연기자가 주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요즘은 너무 행복해서 불안할 정도예요.‘모진 세월 잘 견뎌냈구나.’싶죠.단지 자만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 마약도 섹스도 끊을 수 있었지만 결코 끊을 수 없었던 연기.“좋은 작품에서 김부선만의 색깔,톤,심성을 꺼내보이고 싶다. ”는 그녀는 이제 다시 제 2의 연기인생의 한 페이지를 연 듯했다.

● 딸의 권리 찾고 당당한 엄마 되고파

하지만 한 아이의 엄마인 그녀에겐 연기보다 중요한 일이 있다. ‘딸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 그것이다. 그동안 딸의 학교 운동회에 가서도 손가락질을 당할까봐 함께 운동장에서 밥도 먹지 못했다는 그녀.그러나 편견이 옭아맨 세월은 그녀를 변화시켰다.

“왜 지금까지 참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공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살고 싶어요.” 고1이 된 딸은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인터넷에 그녀를 음해하는 루머가 돌자 딸은 “과거를 뉘우치고 열심히 살아가려는 엄마에게 악의를 갖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에 대해 가만있지 않겠다. ”는 글을 올려 루머를 단숨에 잠재웠다. 에로 배우의 이미지를 빌려온 단역에 출연할 때도 “엄마만이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라며 용기를 북돋웠다.

어느덧 훌쩍 커버린 딸을 보면서 ‘더 늦기 전에 호적도 돌려주고,최고의 환경에서 교육시키기 위해 양육비와 위자료를 돌려받는 법적 투쟁에 들어가야겠다. ’고 결심했다. 그녀가 힘이 없을 때는 “소송하려면 해라.”고 나왔던 상대가 지금은 “내년초까지 봐달라.”며 수그러졌지만 그녀는 더이상 참을 생각이 없다.

“분명 진실은 밝혀질 것입니다. 제가 잘못했다면 질 것이고,상대가 잘못했다면 제가 이기겠죠.위자료를 받으면 미혼모기관에 기부해 그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 이제 공인으로서 배우로서 또 한 아이의 엄마로서 그녀가 다시금 가꿔갈 삶의 길에 향기로운 꽃이 풍성하게 필 일만 남았다.

[서울신문 김소연 기자]




2004-06-21(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