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회 3월14일  
 
허준과 오근은 써먹지 못할 약재를 혜민서로 보낸데 대한 분노로 
약재창을 찾은 김만경의 뒤를 따라간다. 김만경은 약재자루를 팽
개치며 도지의 멱살을 잡은 뒤 격하게 밀쳐놓는다. 도지가 왕실의 
안위를 돌보고자 상질의 약재를 제외한 약재를 혜민서로 보냈다
고 하자 김만경은 이런 쓰레기 약재는 개돼지도 안 먹을 거라며 백
성이 없다면 상감마마도 없을 거라며 거침없이 말하고 이에 허준
과 오근은 깊은 인상을 받는다. 오근은 허준에게 김만경이 양반 출
신의 내의원으로 남들이 꺼려하는 혜민서 근무를 자처하고 있어 
함부로 김만경을 내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전한다. 혜민서로 돌
아온 허준은 응급환자가 들이닥쳐 일손이 필요하자 직접 입으로 
고름을 빨며 환자를 치료한다. 이 모습을 본 의녀 소현과 채선은 
감탄하고 허준을 보고 출세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고 써있다며 빈
정대던 김만경 또한 허준을 달리 본다.  

집으로 돌아온 허준은 지난달 유의태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김만경
의 말을 곱씹으며 상념에 잠긴다. 이런 모습을 보던 다희가 무슨 
걱정이 있냐고 묻자 허준은 최근 자신이 면천하고 싶은 심경이 충
만해 스승의 가르침과 의원의 본분을 잊었다고 자책한다. 이에 다
희는 허준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라고 위로한다. 한편, 야반도주
한 구일서와 함안댁이 허준의 집을 찾아오자 뒷광에 방을 마련해 
준다.

채선이 돌아와 혜민서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며 이름모를 내의원
의 진료에 대해 과찬하자 허준은 지난날의 허준을 떠올린다. 양예
수 대감이 인빈마마의 환후와 처방법에 대해 의생들에게 대답해 
보라고 한다. 허준과 유도지는 각기 다른 진단을 제시하는데 양예
수는 유도지의 손을 들어준다. 당황한 기색의 허준과 의기양양해
진 유도지의 의술 정쟁은 점점 깊어간다. 

내의원 영감들이 관례적으로 해 온 대신들의 진맥을 봐주고 보약
을 건네주는 등의 일에 허준과 의생들은 의아해 한다. 진맥을 한 
허준은 대감이 건강함을 확인하고 보약을 건네지 않고 나오자 유
도지와 내의원 영감은 이런 허준을 호되게 나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