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23일 (금) / 제 2 회

아버지가 어떤 분일까 궁금한 찬주는 결국 아버지를 미행하며 아
버지의 일상을 조용히 바라본다. 하지만 시각장애로 후각이 예민
한 아버지는 향수냄새로 찬주를 알아보게 되고 친아버지를 만난 
찬주는 처음 약속 때의 일을 사과한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나서 
알 수 없는 감정에 쌓인 찬주에게 아버지는 얼굴을 만져도 되냐고 
제안하고, 찬주는 거북하지만 승낙을 한다. 얼굴을 만진 아버지의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만 흐른다.

찬주와 진욱은 결혼준비로 인해 정신 없이 바쁘다. 딸의 결혼 상대
자 때문에 걱정이 많은 친아버지는 급기야 찬주의 산부인과병원
에 찾아온다. 친아버지가 원장인 양아버지를 만나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양아버지는 진욱에게 연락하라고 하고 찬
주는 못마땅하지만 진욱을 불러 인사를 시킨다. 진욱과 만난 자리
에서 친아버지는 유쾌한 농담을 건네며 자기가 기억하는 찬주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며 찬주를 잘 부탁한다고 당부한다. 

진욱은 자신의 편견과는 달리 찬주의 아버지가 멋진 분임을 알고 
심적 부담감을 덜어내지만, 보수적인 자신의 부모를 설득할 용기
까지는 내지 못한다. 찬주와 진욱은 아버지에게는 미안하지만 아
버지의 존재를 숨기고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찬주가 이 결정을 가
족에게 알리자 평소에 찬주를 따르던 쌍둥이 형 성주가 뼈아픈 질
책을 한다. 진짜 장애인은 찬주아버지가 아니라 오히려 찬주라고. 

딸의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정장차림의 아버지는 텅 빈 교회에
서 혼자 피아노 앞에 앉아 눈물을 흘리며 웨딩마치를 연주한다. 결
혼을 한 찬주에게 아버지는 피아노를 선물로 보낸다. 배달된 피아
노 앞에서 찬주는 무너지고 만다. 찬주는 너무 죄송한 마음에 아버
지를 찾아간다. 하지만 아버지의 집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 버렸
고, 보금자리를 잃은 아버지는 동네 안마시술소에서 초라하게 살
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찬주는 자신에게도 화가 나고, 그런 아버지
도 안쓰럽고 해서 다짜고짜 아버지를 자신의 집으로 모시고 간다. 
그렇게 그들의 동거는 시작된다. 결혼식에 초대하지도 못하고 남
들 앞에 창피해서 감추곤 했던 바로 그 시각장애인 아버지와의 동
거가 시작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