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 26일 (화) / 제 18 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길 위의 장돌뱅이]
19년 동안 산간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는 장돌뱅이 만물상 사장, 최
인보씨. 그의 조그만 트럭 안에는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과일, 생
선, 돼지고기는 물론이고 여름철을 공략하는 파리채와 진드기 약
까지. 주인인 최인보씨도 자신의 트럭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알 수
없을 정도다. 그는, 구멍가게 하나 없는 산골을 찾아다니며, 오지
마을 사람들에게 든든한 장터가 되어주고 있다.
읍내에 볼일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운전기사가 되어주기도 하고,
약이며 빗자루며 동네 어르신 필요한 물품들을 사다 드리는 심부
름꾼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루종일 달리다 보니 깨진 계란,
시든 배추 등 손해보기 일쑤이지만, 장돌뱅이 최씨는 마을 사람들
이 건네는 탁주 한 사발과 밥 한끼에 행복을 느낀다. 19년 동안 달
려온 그의 인생 길을 따라가본다.
[ 가족시네마 - 그대 있는 곳에 언제나 내가 있고]
- 치매 말기의 부인 돌보는 박봉화 할아버지의 영원한 사랑
일흔 여섯의 박봉화 할아버지는 일주일 내내 쉴 틈이 없다. 말기
암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활동, 치매 노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할아버지가 어디 곳에 가든지 그 곁에는 부인이 함께 있다.
평생 가족을 위해 현모양처로 살아왔던 부인은 6년 전, 간암 말기
진단을 받았고, 치매 증상을 보이고 있다. 할아버지는 아픈 아내에
게 맛있는 것을 해 주기 위해 한식, 제과, 제빵 등 요리사 자격증
도 7개나 땄다. 하지만, 할머니가 입맛을 잃으면서 그런 노력도 무
용지물이 됐다. 혼자서는 옷을 입을 수도, 밥을 먹을 수도 없는 할
머니를 위해 할아버지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한 번 움직일 때마
다 커다란 기저귀 가방을 챙겨야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할머
니가 세상 일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생각하면 그런 불편함
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머리 빗기는 일부터 목욕까지,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지만 할아버지는 조금도 힘든 기색이 없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영원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이 흘
렀지만, 더욱 깊어만가는 노부부의 영원한 사랑 이야기를 들어본
다.
[아름다운 1% 아름다움 이웃 - 호랑이 관장님과 아이들]
웅촌면에 단 하나뿐인 체육관을 운영하는 김태갑 관장의 태권도
수업은 좀 유별나다. 태권도 체조, 물총싸움을 이용한 체력훈련,
예절 교육이 이 체육관의 기본 훈련 코스. 그 중에서 김 관장이 가
장 중요시하는 것은 인사하기와 봉사 정신이다. 체육관생이라면
누구나 알고, 지켜야만 한다는 '빨간띠의 다짐'. 바로, 봉사하는 정
신과 실천하는 자세를 가져야만 빨간띠를 딸 수 있다는 것이다. 처
음에는 엄격한 관장님이 무서웠다는 아이들이지만, 지금은 체육관
에 갈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얼마 전부터 관장님과 아이들이 작은 나눔 운동을 시작했다. 관장
님은 아이들 회비의 1%를 기부하고, 아이들은 게임할 돈을 아껴
모금함에 넣는다. 먼저 나눔 운동을 시작한 부인의 권유도 있었지
만, 예쁜 나눔의 현판이 탐이 났다는 엉뚱한 관장님과 70명 아이들
의 순수하고 소박한 꿈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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