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획의도
연해주 고려인 강제이주 70년을 맞아 현재 중앙아시아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이 연해
주로 복귀 재정착하는 프로젝트를 휴먼 다큐로 구성함.
고려인 70년의 영광과 좌절, 조상의 땅 연해주로 귀향하는 고려인들의 삶과 사연을
통해 오늘의 한국인들에게 고려인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애정을 일깨우고자 함.
특히, 본 프로그램은 중앙아시아에 사는 고려인 14명(4가족)을 중심으로, 그들
이 조상의 땅 연해주를 찾아 떠나는 애달픈 사연과, 70년 전 조상들이 눈물로 지나왔
던 6천 킬로미터를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다시 돌아가는 고난의 여정, 연해주에
도착해 척박한 여건에서 새로운 희망을 개척하는 고려인들의 불굴의 집념을 담는다.
♠ 프로그램 배경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에는 약 54만 명의 고려인 동포들이 살고 있다.
1860년대부터 굶주림을 피해 혹은 독립운동을 위해 두만강을 넘어 연해주로 옮겨간
고려인들은 1937년 18만 명 전원이 영문도 모른 채 수 천 킬로미터 떨어진 중앙아시
아 황무지로 강제 이주를 당해야 했다. 그들은 낯선 땅에서 역경을 극복하고 특유의
생명력과 근면성을 바탕으로 농업혁명을 이루어냈다.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신화 창조의 주역이 되어 사회의 주류를 형성해 왔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이 해체되자 중앙아시아의 여러 독립국가에 흩어져 살게 된 고
려인들은 신생국의 민족주의 정책으로 소외된 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거나 무국적
상태에서 고통과 좌절을 겪고 있다. 과거의 부와 지위를 잃 은 채 곤궁한 생활을 이
어가고 있는 고려인들 중에는 새로운 삶을 찾아 이웃나라로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
다.
2. <1부 - 끝나지 않은 유랑> 주요 내용
- 프롤로그
9월1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역은 눈물 바다였다.
- 고려인 청년의 꿈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사는 고려인 3세 최 아르까지(20세)의 꿈은 태권
도. 태권도 2단인 그는 국내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지만 태권도를 계속할 형편이 못
된다. 또, 경찰의 감시를 피해 영화 음반 해적판을 만들어 팔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
다. 그는 7년 전 헤어져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는 어머니와 누나와 이별해야 한다.
하지만, 연해주에 가서 태권도의 꿈을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아들 딸의 미래를 위하여
우즈베키스탄 쉬린 시에 사는 전기 기술자 정 사샤 (43세)는 연해주로 이주하는 것
에 반대한다. 자신의 기술로 직업을 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
그러나, 아내 김 옥산나(36세)는 딸(16세)과 두 아들(13세, 2세)의 미래를 위해 연해
주로 떠날 것을 고집하며 남편과 대립한다. 결국, 남편을 설득하는 데는 성공했지
만, 옥산나는 이제 진짜 고민이다. 임신 7개월째인 몸으로 불편하기 짝이 없다는 시
베리아 열차를 타고 9일 동안의 6,000Km 기차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
- 다민족 가족의 고민
반찬 장사를 하는 고려인 2세 유 예브게니(47세)는 우즈베키스탄인 아내 므흐따바
르(42세)를 설득해 연해주로 가기로 결정했지만, 아직 장인 장모에게 허락을 받지 못
했다. 큰 아들 유 세르게이(19세)는 타타르인 애인 레나 17세)를 두고 떠날 수 없어
고민한다. 두 사람은 고려인 1세대 할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우선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식을 올린다.
막내 아들 유 스타니슬라브(12세)는 학교 친구들과 이별을 슬퍼한다.
- 70년 만의 귀향
70년 전 수만 명의 고려인들이 연해주를 떠난 지 40여 일 만에 도착해 첫발을 디뎠
던 낯선 역. 이제 그들의 3세, 4세 후손들이 다시 ‘떠나는 자’와 ‘남는 자’로 나뉘어 이
별의 고통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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