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오지, 벌랏마을에 사는 21개월 선우. 
 
선우는 자연 속에서 크는 아이다. 그 누가 봐도 평범한, 21개월 된 아이라고는 믿을 
수 없다. 자연 속에서 자연 상태 그대로, 유기농으로 크고 있기 때문이다. 선우는 바
람을 안다. 새처럼 울 줄도 안다. 해지는 산도 네다. 흙과 돌을 손으로 느끼고, 직접 
맛도 본다. 마치 옛 선인들이나 할 법한 생활 속에 21개월짜리 어린 선우가 있다. 
이 부모 역시 특이하다. 이십년간 전 세계를 돌며 명산수련을 해온 명상가 이경옥
(45)씨. 세상에 낙담해 마흔까지만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엄마는 벌랏마을을 찾아 들
었다.

한때 미술 학원을 운영하며 큰돈도 벌어봤지만, 돈 없이 사는 삶을 꿈꿔 온 이종국
(44)씨. 아빠는 세상을 피해 벌랏마을로 숨어들었다. 그곳에서 만난 자연과 선우.

겉모습은 조선시대를 떠오르게 하는 선우네 식구가 오지 속 환경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휴먼다큐 사랑에서 일 년 동안 그 삶을 기록해 본다. 


■ 바람을 아는 아이 선우
 
땅 속 지렁이를 기절시켜 주워 먹고, 사마귀와 가재를 친구로 알고, 개울가의 오리
와 인사하는 아이. 하늘을 나는 새와 대화하고, 동네 멍멍이와 인사하는 아이. 

자연을 그리는 아이. 동화 속에만 존재할 것 같은 특별한 삶을 살고 있는 아이가 있
다. 예전에는 나룻배를 타고 들어와야 했다는 육지 속의 섬. 
충북 청원군 오지, 벌랏마을에 살고 있는 선우가 그 독특한 일상의 주인공이다. 인위
적인 것을 거부하는 별난 부모 밑에서 자라는 선우에게 자연은 유일한 친구이자 푸
근한 엄마이다. 도시의 아이들과는 달리 자연 속에 그냥 놓아진 채 크고 있는 선우. 

깡촌에서 자연과 어울리는 것이 선우의 하루 일과이다. 그리고 선우를 자연의 아들
로 자랄 수 있게 만드는 부부의 특별한 육아방법이 있다. 

황톳물 입힌 천연 기저귀, 선우만의 통나무 집 손수 짓기, 나물밥과 가지, 고추 등 자
연 그대로의 맛 선물하기, 나무소리와 바람소리 들려주기 등이 바로 그것. 그 속에
서 단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사고를 치는 특별한 자연의 아이. 선우의 일상이 궁금
해지는데...


■ 21개월 된 선우는 일꾼

이제 21개월 밖에 안 된 아이. 선우의 일상은 특별하다.
부모가 뒤늦게 얻은 귀한 아들이라고 해서 애지중지 키운다고 생각하면 오산.
감 따러 가기. 나무하기, 통나무 옮기기, 돌 주우러 산타기, 장작 쌓기, 고추 따기, 산
양 젖먹이기 등등. 이 모두가 선우의 하루를 채우는 특별한 생활이다.

부부는 이제 21개월 된 어린 아들 선우를 반가운 일꾼으로 생각한다. 선우가 두 돌
이 되면 지게를 지우겠다는 야무진 계획까지 세워둔 아빠. 그 품 안에서 선우는 뭐든
지 스스로 하는 방법을 몸으로 부딪치며 배운다. 이 부부가 선우를 키우는 방법은 무
조건‘ 냅둬유~’ 
벌랏마을, 유일한 아이 선우는 어른 못지않은 일꾼이다. 


■ 선우, 독립할 때가 왔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사고뭉치 선우의 좌충우돌 젖병 차지하기. 

봄을 맞아 선우네에 새로운 사건들이 싹트기 시작한다. 우유라고는 엄마 젖이 최고
라고 생각했던 선우. 갑자기 나타난 새끼 산양과 젖병 때문에 치고 박다가, 별안간 
젖떼기에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엄마 품을 떠나게 된 선우가 본격적으로 독립의 걸
음마를 시작한다.

선우의 독립 선물로 아빠는 선우만의 공간 만들기로 분주한데. 
설계도도 그리고, 통나무도 직접 다듬어 완성된 자연 속 선우만의 공간. 
이제는 한 발짝 더 부모 곁을 떠나 스스로 자연과 소통하게 된 까까머리 선우. 
자연을 마음에 품고 사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벌랏마을, 선우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