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6일 (일) / 제 68 회
▶ 노동자 의문사, 박창수는 추락하지 않았다 / 연출: 이규정
◎노조위원장의 의문의 죽음
1991년 5월 6일 새벽, 입원 중이던 병원에서 사체로 발견된 박창
수. 그는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으로 전노협 산하 부산노련의 부
의장을 맡고 있던 인물이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수원지검은 명
확한 사건 수사도 하지 않고 그의 죽음을 추락 자살로 결론지었
다.
더군다나 유족들과의 부검 합의를 깨고 백골단을 동원하여 영안실
에 안치된 박창수의 시신을 침탈, 강제부검을 시행한다.
왜 그들은 박창수의 죽음을 그토록 빨리 덮어버리려 했나?
◎ “자살했으면 증거물을 그대로 두고 가족들이 인정하게 했
어야 했는데 카메라도 뺏어 가면서 시신도 처음부터 옮기려 그랬
거든요“
-부인 박기선 인터뷰 中-
◎ 전노협의 결성과 노동운동 탄압
87년 4.13 헌법개정반대조치 이후 정부는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
쟁에 강경 탄압으로 맞섰다. 그러나 계속되는 저임금과 장시간 노
동, 열악한 작업환경에 대한 반발은 더욱 심해졌고, 6. 29 선언 이
후 노동자들의 투쟁은 본격화됐다. 마침내 1990년 전노협이 결성
되고, 그해 12월엔 한진중공업을 포함한 대기업 노조들이 연대를
위한 대기업노동조합회의를 설립한다. 정부는 이러한 노동계의 변
화에 위협을 느끼고 있었고, 국가권력기관을 동원하여 전노협 탈
퇴 공작을 쉼없이 시도한다.
◎ 13년동안 풀리지 않은 죽음의 미스테리, 배후는 누구인가?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이 내놓은 자살의 근거는 이러했
다. “피살되었다는 점을 인정할만한 자료를 발견할 수 없고, 구속
된 후 노조운동에 대해 회의를 가졌으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
다” 하지만 사망 몇시간 전 그를 만났던 사람들조차도 그에게서 아
무런 죽음의 기운을 느끼지 못했다.
“죽기 몇시간 전에 만났을 때도 전혀 그런 느낌 없었구요, 조
금만 더 기다려라, 노조 잘 추슬러라, 하튼 열심히 해라...자살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진중공업 노조원 한상철 인터뷰 中-
분명한 것은 박창수가 안기부로부터 전노협 탈퇴를 종용받았다는
사실이다. 병원 입원 당시에도 박창수를 감시하고 있던 죽음의 그
림자, 그는 누구인가?
◎ 시대의 과제, 이제는 말해야 한다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설립되고 1차 수사가 완료
된 지금에도 여전히 박창수의 죽음은 의혹으로 남아있다. 국정원
도, 경찰도, 검찰도 말하지 않는 그의 죽음은 이제 누가 말해야 하
나?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다 죽음을 맞은 그의 희생은 과연 누구의 책
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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