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지구 최상위 포식자가 된 공룡들이 인간 세상으로 나온 지도 어느새 5년. 인간과 공룡의 위태로운 공존이 이어지던 가운데, 인류는 신약 개발을 위해선 육지, 하늘, 바다를 지배하는 가장 거대한 공룡들의 DNA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된다.
이에 조라(스칼렛 요한슨)와 헨리 박사(조나단 베일리), 그리고 던컨(마허샬라 알리)은 불가능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공룡들을 추적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섬에 도착하고 폐쇄된 쥬라기 공원의 연구소가 감추어 온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비포스크리닝
지난 1993년 시작돼 무려 32년 역사를 지닌 '쥬라기' 시리즈의 7번째 작품이자, 크리스 프랫이 활약한 '쥬라기 월드' 시리즈(2015~2022)의 뒤를 잇는 새 시퀄 영화다. 전작으로부터 5년 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부제가 달린 만큼 배우 라인업도 대거 변경됐다. '어벤져스' 시리즈와 '루시' '그녀' 등 유명 작품에서 활약한 세계적인 배우이자 "5분만 출연한다 하더라도 출연을 결정했을 것"이라며 '쥬라기' 시리즈의 오랜 팬임을 밝힌 스칼렛 요한슨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그린북'으로 제91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 마허샬라 알리와 '위키드'의 피예로 역으로 존재감을 뽐낸 할리우드 대세 배우 조나단 베일리가 여정에 함께한다.
특히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프랜차이즈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쥬라기 공원'의 데이빗 코엡이 30여 년 만에 각본을 맡아 기대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고질라' '로그 원: 스타워즈 시리즈' '크리에이터'를 통해 거대한 스케일 속에 시각적 디테일을 유려하게 담아내는 것으로 호평받은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애프터스크리닝
133분의 긴 러닝타임만 보고 공룡과의 즐겁고도 여유로운 데이트를 기대했지만 아니었다. 주인공 조라 일행은 물론, 루빈 델가도(마누엘 가르시아룰포)의 두 딸과 딸의 남자친구까지 함께하는 가족 동반 여행이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타이틀에 몰두한 탓일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 정작 '공룡'이라는 키워드는 잃어버리고 말았다.
가장 큰 걸림돌로 느껴지는 부분은 델가도 가족의 동행. 이들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조라 일행과 엮이게 되고 위험이 가득한 여정에 함께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다소 답답한 사건들이 수차례 발생한다. 루빈이 왜 굳이 두 딸을 데리고 망망대해로 여행을 떠났는지 그 이유에도 설득력이 없는데 첫째 딸 커플은 본 이야기와는 관계 없는 잡담으로 주위를 산만하게 한다. 이 와중에 고구마 가득한 장면까지 함께하다 보니 답답함은 배가 된다.
조라 일행의 서사도 마찬가지. 물론 주인공인 조라의 경우 연기하고 있는 배우가 스칼렛 요한슨인데다 시리즈에 처음으로 모습을 비춘 캐릭터인만큼 소개하는 게 당연하지만, 다른 캐릭터들은 열심히 시간을 써서 서사를 쌓은 게 허탈해질만큼 무기력하게 소비돼 안타까움을 안긴다. 차라리 이번 임무가 비밀로 진행되는 만큼 등장하는 캐릭터의 수를 좀 더 압축해 서사를 깊게 녹였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다행인 건 기대보단 짧지만 그나마 공룡들이 등장 때마다 임팩트 있는 한 방을 남겨준다는 점. 바다의 제왕과도 같은 위엄을 뽐내는 모사사우루스를 시작으로 아파트보다 큰 크기를 자랑하는 티타노사우루스, 그리고 등장만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케찰코아틀루스까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저마다의 위용을 넘치게 뿜어낸다. 매 시리즈마다 카메오처럼 등장하는 티렉스의 출연도 인상 깊다. 예고편부터 기괴한 생김새로 화제를 모은 디스토르투스 렉스 역시 짧지만 강렬한 장면 하나를 만들어주며 후속편에서의 재회를 기대하게 만든다.
한편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오는 7월 2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유니버설 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