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제작비 상승을 주도해온 넷플릭스가 배우 출연료 조정에 나섰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출연료 상한선을 회당 최대 4억 원으로 설정하고, 과열 양상을 보이던 제작비 구조에 변화를 예고했다.
!["야망의 크기에 맞춘다?" 넷플릭스, 출연료 상한 도입 배경은 [이슈in]](//talkimg.imbc.com/TVianUpload/tvian/TViews/image/2025/06/09/984a0cbb-5252-4a8d-a09d-5921a95486f5.png)
OTT 시대 이후 국내 드라마 제작비는 폭등해왔다. OTT 도입 전 한국 드라마의 평균 회당 제작비는 3~4억 원 수준이었지만,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진출한 이후에는 20억 원대로 급등했다. 이는 스타 배우들이 OTT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출연료가 급격히 상승한 데 따른 결과다. 실제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는 600억 원, 오는 27일 공개 예정인 '오징어게임 시즌3'에는 약 10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급등한 제작비는 국내 제작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작비 부담에 드라마 제작 편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2022년 141편이었던 드라마는 2023년 123편, 2024년에는 약 100편으로 감소했으며, 올해는 80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와의 비교에서도 한국 배우 출연료는 유독 높은 편이다. 일본 드라마의 경우, 넷플릭스 오리지널 주연 배우의 회당 출연료는 평균 1000만 엔(약 9,300만 원) 수준으로, 한국 톱배우의 회당 출연료와 비교해 3~10배까지 차이가 난다.
업계의 출연료 4억 상한선 설에 대해 넷플릭스는 9일 오후 공식 입장을 밝혔다. “작품마다 ‘야망의 크기’에 걸맞은 예산을 산출하고 있으며, 장르와 포맷에 따라 예산은 상이하다”며 “책임감 있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출연료 기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며, 획일화된 가이드는 없다는 뜻을 시사했다. 하지만 '야망의 크기'라는 표현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소 모호하고 유연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출연료 이슈는 단역 배우들의 처우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최근 커뮤니티를 통해 드러난 '폭싹 속았수다' 촬영 현장 증언에 따르면, 일부 단역 배우와 스태프는 강제 이발, 방한 장비 미지급 등 열악한 환경에서 촬영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억 원이 투입된 대작임에도 불구하고 주연 배우에 비해 단역의 처우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적으로 출연료 상한선 4억을 정했는지에 대한 넷플릭스 측의 똑 부러진 답변은 없었지만 이번 출연료 상한선 도입이 제작사의 부담을 덜고 콘텐츠 다양성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