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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 와이프가 잘생겼다고 추천"…윤종빈의 '나인 퍼즐' 비하인드 [인터뷰M]

기사입력2025-06-05 12:41
디즈니+에서 공개되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나인 퍼즐'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을 만났다. 윤종빈 감독은 장편 데뷔작 '용서받지 못한 자'로 제59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 '공작'에 이어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까지 대중이 사랑하는 작품을 만들어 왔다.

"손석구, 와이프가 잘생겼다고 추천"…윤종빈의 '나인 퍼즐' 비하인드 [인터뷰M]

'나인 퍼즐'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인 ‘이나’(김다미)와 그를 끝까지 용의자로 의심하는 강력팀 형사 ‘한샘’(손석구)이 의문의 퍼즐 조각과 함께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 스릴러.

진범이 누구인지를 시작부터 끝까지 추리하고 상상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윤종빈 감독은 진범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만드는 인물 묘사에 대해서는 애초에 그런 목적의 캐스팅이 있었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원칙이 있었다. 범인처럼 보이는 배우들로만 구성하자고 했다. 김성균, 현봉식, 손석구 모두 얼굴에서 의심이 가는 배우들이다. 조연, 단역까지도 그런 인물들로 채웠다. 그게 추리극의 재미라고 생각했다. 물론 '범인처럼 연기하라'고 주문한 적은 없다. 다만 김다미가 연기한 이나에 대해서는 초반에 '삼촌이 죽었을 때'나 '취조 장면'에선 범인처럼 보이도록 다소 애매하게 표현하자는 대화를 나누긴 했다."

극중 반전의 핵심인 박규영 캐릭터는, 전혀 의심을 받지 않는 배우가 필요했다고 한다. "맑고 단아한, 절대 의심받지 않을 이미지가 필요했다. 수많은 배우를 리스트업하고 고민하다가 박규영으로 결정했다. 단정한 이미지가 반전을 맞이했을 때 충격을 배가시킬 수 있을 거라 봤다."

주인공 뿐 아니라 아주 잠깐 등장하는 분량인데도 불구하고 이성민, 황정민, 지진희, 김응수, 이희준, 박성웅 등 쟁쟁한 배우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윤종빈 감독은 "등장하자마자 죽는 캐릭터든, 시체로만 등장하든 모든 인물이 관객에게 각인돼야 했다. 대사도 없고 초반에 시체로만 등장하지만 후반부에 짧게 에피소드로 노출이 된다. 그런 인물들의 이야기가 시청자에게 매칭이 될까 싶었다. 그래서 단역이라도 낯익은 배우가 필요했다. 이미영은 시체로만 나오지만 반드시 알아볼 수 있어야 했고, 강치목도 마찬가지였다. 이성민은 나이대에 연기력과 존재감 모두를 갖춘 배우가 많지 않아 직접 제안했다. 황정민의 경우 우연히 저녁을 먹다가 이런저런 얘기 끝에 '도와줄 일 없냐'고 먼저 제안을 해줘서 출연이 성사됐다."며 이들 배우들의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윤정빈 감독과 절친한 인연이 있는 하정우도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하정우도 '나도 뭐 할거 없어?' 했는데 '형은 진짜 없어. 형이 나오면 더 시선이 가는데 그건 아닌거 같아. 할 역할이 없고, 안 맞다'고 거절을 했다. 도움이 안 된다고 거절한 일이 있다"며 에피소드를 공개해 웃음을 안겼다.

이나 캐릭터에 대해선 처음부터 '걸크러시'적인 면모를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대본을 봤을 때 당돌하고 거침없는 캐릭터였다. 요즘 말로는 걸크러시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표현하면 식상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만화적인 톤의 연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성격을 미워하지 않게 만들 수 있는 배우가 누구일까 고민했다. 김다미는 이른바 '맑눈광' 같은 느낌이 있다. 단순히 착한 게 아니라 독특하고 개성 있고, 행동에 건강한 에너지가 있었다. 외모 자체도 만화적 캐릭터 이미지가 있어서 처음 제안했다."

여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였다"고 밝혔다. "박규영은 편했고, 김다미와는 끝날 때까지 거리를 뒀던 것 같다. 서로 존대를 유지하다가 촬영이 끝나고 나서야 말을 놨다. 김다미도 나도 성격이 극 I 여서 편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손석구에 대해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너무 열정적이고 성실하고 태도도 좋았다. 굉장히 편하고 잘 맞았다. 사실 처음에 와이프가 손석구 팬이어서 추천해줬다. '나인 퍼즐' 한다고 했더니 '손석구 하라'고. 당시 '나의 해방일지'가 화제였고, 찾아보니 매력 있더라. 캐스팅 전에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려고 한준희 감독 통해 저녁 먹자고 해서 작품 얘기 안 하고 술 한 잔 마시며 사람 됨됨이를 먼저 봤다. 그때도 느꼈지만 담백하고 솔직한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잘 맞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나는 아내 말을 잘 듣는 편이다. '군도' 할 때도 강동원 팬이라 추천해서 캐스팅했다."며 손석구의 캐스팅 뒤에는 아내의 "손석구가 잘생겼다"는 추천사가 큰 역할을 했음을 알려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나인 퍼즐'은 디즈니+에서 볼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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