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2'에 이어 영화 '보이 인 더 풀'까지. 배우 이민재는 2025년 봄, 가장 청량하고도 내밀한 청춘의 얼굴로 관객을 찾아온다. 그는 영화 속에서 물갈퀴라는 특별한 비밀을 가진 소년 '우주'를 연기했다. 국가대표 후보로 주목받았지만, 옅어지는 물갈퀴와 함께 수영 실력도 삶의 방향도 점차 희미해지는 인물이다.
![“그냥 잘생긴 줄만 알았지”… 이민재, '보이 인 더 풀'로 연기 반전 증명 [영화人]](//talkimg.imbc.com/TVianUpload/tvian/TViews/image/2025/05/09/be2f8581-798b-42ef-9484-33de367a6e12.jpg)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처음 본 날, 이민재는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보고 나서 정말 빨리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님이 제 생각 이상으로 영화를 너무 예쁘게 만들어 주셔서, 빨리 공개됐으면 좋겠다 싶었고요."
시나리오와의 첫 만남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대본을 먼저 받았던 것 같아요. 읽으면서 너무 재밌었고,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죠. 그래서 회사에 '정말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이후 감독님을 만나 뵙게 됐어요."
이민재는 과거와 현재, 두 시기를 오가는 '우주'라는 인물을 연기해야 했다. 아이의 시간과 청년의 시간 사이에서 감정선의 유지를 위해 아역배우와의 싱크로를 고민하지 않았을까? 그는 의외로 담담하게 말했다. "크게 부담은 없었어요. 어린 우주를 연기한 친구를 직접 만나봤는데, 정말 잘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이 영화는 잘 나오겠다'는 믿음도 생겼고요. 나중에 영화를 보면서 어린 석영과 우주를 연기한 예원·희원 친구들이 너무 잘해줘서 놀랐어요. 덕분에 후반부, 저와 효우가 나오는 장면도 더 살아났다고 생각해요."
그는 연기를 위해 일부러 싱크로율을 맞추려 노력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뭔가 맞춰보자고 한 적은 없어요. 오히려 방해가 될까 봐 조심스러웠죠. 대신 감독님과 정말 많은 대화를 했고, 현장에서 스태프 분들이 '점점 닮아간다'는 얘기를 많이 해 주셨어요."
류현수 감독과의 작업은 이민재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감독은 그에게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보다 이 영화가 진짜 이민재 씨를 더 잘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감독님은 제 사적인 모습, 혼자 있을 때 어떤 말투를 쓰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그걸 영화에 담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나를 더 들여다보게 됐고, 이전보다 훨씬 다르게 연기를 대하게 됐어요."
![“그냥 잘생긴 줄만 알았지”… 이민재, '보이 인 더 풀'로 연기 반전 증명 [영화人]](//talkimg.imbc.com/TVianUpload/tvian/TViews/image/2025/05/09/db1bd0f1-33fa-4a46-bfcf-4d5fe05e1775.jpg)
실제로 '보이 인 더 풀'은 이민재에게 배우로서의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이전에는, 내가 그 역할을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어쨌든 해내야만 하는 연기를 해왔어요. 근데 이 작품은 제가 진짜로 이해하고 살아가야 하는 인물이었죠. 리허설도 많았고, 감독님과 같이 전시회도 다니고, 촬영 전부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어요."
'우주'라는 인물을 더욱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 위해, 그는 수영 훈련도 본격적으로 받았다. "운동을 원래 좋아해서 물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지만, 전문적으로 수영을 배운 건 처음이었어요. 감독님이 진짜 수영 선수처럼 보여야 한다고 하셔서 자세부터 몸까지 준비했죠. 처음 제모도 해보고요(웃음)."
촬영 현장에선 수영 슈퍼바이저가 그의 폼을 하나하나 잡아줬고, 첫 탈의 후 "선수처럼 보인다"는 말을 들었을 땐 안도했다고 한다. "딱 한 달 정도 훈련했어요. 다이빙까지 배우면서 준비했는데, 코치님이 '빨리 잘 따라온다'고 칭찬해 주셔서 용기를 얻었죠."
이민재는 "내가 하고 싶었던 작품, 내가 진짜로 하고 싶다고 말했던 캐릭터를 만난 기분"이라고 '보이 인 더 풀'을 돌아봤다. "관객들이 우주의 성장뿐 아니라 그 시절의 자신도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속에서, 여름의 찰나를 기억하며. 배우 이민재는 지금,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관객 앞에 꺼내 보이려 한다.
수영을 좋아하는 소녀 ‘석영’과 물갈퀴를 가진 소년 ‘우주’의 만남과 비밀을 담은 청춘 성장 연대기 '보이 인 더 풀'은 5월 14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트리플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