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생중계…라디오가 달라졌다
전통적으로 ‘듣는 매체’였던 라디오가 영상과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청취자들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청취자들이 예쁘게 장식한 엽서에 신청곡을 적어 보냈던 것은 이미 옛날 일. 지금은 대부분의 방송이 e메일과 팩스를 통해 신청곡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라디오 방송 현장을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으로 중계하는 ‘인터넷으로 보는 라디오’와 DJ가 방송 중 청취자들과 실시간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바로 신청곡을 틀어주는 채팅코너 등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으로 보는 라디오’는 SBS 러브FM(103.5MHz)의 ‘박철의 2시 탈출’이 가장 먼저 시작했다. 지난 4월 중순부터 SBS 홈페이지(www.sbs.co.kr)와 음악 사이트 푸키(2si.puckii.com)를 통해 매일 방송 장면을 중계하고 있다. 토요일에는 박철이 녹음 중 실수한 NG 장면까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MBC 표준FM(95.9MHz)의 ‘옥주현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화요일, MBC FM4U(91.9MHz)의 ‘윤도현의 두시의 데이트’는 매주 금요일에 라디오 스튜디오를 공개한다. 같은 채널의 ‘송백경의 더블 임팩트’도 지난 6월부터 이 흐름에 가세했다.
최근 라디오 방송에 채팅을 도입한 MBC FM4U ‘김기덕의 골든 디스크’도 젊은 청취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주 화요일에 마련된 ‘실시간 채팅’ 코너에서는 이 프로그램의 애청자 동호회 ‘골·디·사·모(골든 디스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시삽을 맡고 있는 강동석씨가 사이버DJ로 스튜디오에 출연해 방송을 듣고 있는 청취자들과 실시간으로 채팅을 진행한다. 채팅창에 올라오는 네티즌들의 사연을 바로바로 소개하고 신청곡도 즉석에서 골라 틀어준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에는 한꺼번에 100명의 네티즌이 채팅방에 몰려 방송 진행에 다소 혼란을 겪기도 했다.
‘…골든디스크’ 제작진은 “채팅을 통해 방송과 청취자의 즉각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해졌다”며 “젊은 세대들의 반응이 뜨거워 채팅을 이용한 코너를 차츰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