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9회  ㅣ  200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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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반지 하나에 53만 원? >


" 백화점은 신뢰성을 가지고 장사하는 곳이다. 값이 비싸도 믿기 때문에 고객이 오는 거다. 백화점에서 설마 가짜를 팔랴 하지만, 우리는 가짜를 팔고 있다."
보석판매를 10년째 하고 있는 박진경 (가명) 씨의 말이다. 그녀가 『PD수첩』에 제 보한 내용은 놀라웠다. 시중에 판매되는 유색보석 및 진주의 상당수가 판매원의 설 명과는 다른 제품이라는 것이다. 값싼 인조석(Artificial Stones)이나 모조석 (Imitations)이 값비싼 천연석(Natural Stones)으로 둔갑하여 판매가 되고, 제대로 된 설명을 하는 판매원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즉,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보석시장. 이에 『PD수첩』에서는 유색보석 및 진주가 판매되기까지 의 전 유통과정을 취재하여, 우리나라 보석업계의 현 주소를 진단해본다.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보석, 알고 보니 유리?!
사실 확인을 위해 취재진은 전국 70곳 이상의 보석판매 매장을 방문했다. 이들 업체 중 보석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한 곳은 단 3-4곳뿐이었고, 나머지 업체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 저마다 판매상의 문제점이 있었다. 심지어 같은 보석에 대해 설명 하는 방식이 제각각이었다. 이에 취재진은 정확한 실태 조사를 위해 의심이 가는 27 점의 유색보석 및 진주를 구입, 전문 감정기관에 의뢰한 결과 이중 불과 3점만이 판 매원의 설명과 정확히 일치했으며, 나머지 보석들은 모두 판매원의 설명과는 다르다 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백화점 매장 A에서 ‘천연 황수정(Citrine)’이라고 하 여 90만 원(할인가:63만 원)에 구입한 물건은 감정결과 컬러 큐빅(Cubic Zirconia) 이었으며, 백화점 매장 B에서 ‘합성 사파이어(Synthetic Sapphire)’라고 하여 53만 원(할인가:45만 원)에 구입한 물건은 인조유리에 불과했다. 보석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인조석(Artificial Stones)이나 모조석(Imitations)이 판매자의 번지르르한 설명 으로 포장되어 비싼 값으로 팔리고 있는 것이다.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소매상과 도매상
백화점 매장 C에서 ‘천연물질의 가루를 섞어 에메랄드를 본떠 만들었다’며 71만 원 (할인가:58만 원)에 판매한 ‘합성 헬렌스톤’. 그러나 실제 ‘헬렌스톤’이라는 보석명 은 존재하지 않으며, 인조석(Artificial Stones) 야그(YAG)로 판명되었다. 취재진은 어떻게 백화점에서까지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판매업체를 다시 방 문했다. C업체의 사장은 도매상에서 넘어올 때부터 그 이름으로 들어 와서 판매했 을 뿐이라고 밝혔다. 취재진은 종로에 위치한 도매상을 방문했지만 도매상에서는 자 신들은 올바르게 넘겨주었으며, 모두 소매상의 잘못된 상술이라고 했다. 도대체 ‘헬 렌스톤’이라는 정체불명의 보석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품질이 뛰어난 한국산 자수정! 그러나...
품질과 색상이 뛰어나 자수정(Amethyst) 중에서도 최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산 자수정. 백화점 매장 D뿐만 아니라 다수의 온라인 매장에서도 ‘한국산’ 이라는 선 전 문구와 함께 팔리고 있는 자수정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보석 전문가들은 한국산 자수정이 거의 산출이 안 되고 있고, 자수정을 몇십 년간 다룬 도매상에서는 유통되는 한국산 자수정이 극소수라고 했다. 실제로 취재한 결과, 한국산 자수정은 과거에 언양에서 활발히 생산이 되었지만 지금은 폐광되어 생산이 전혀 안 되고 있 으며,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울진에서도 자체 매장 5곳에만 한정하 여 유통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온라인과 백화점 매장에서 지금도 판매되 고 있는 ‘한국산’ 자수정들은 도대체 어디서 만들어진 것인가?
무지와 관행으로 가려진 소비자의 알권리
지난 5월, 이인영 (가명)씨는 귀금속 매장 E에서 42만 원에 진주 반지를 구입했다. 구입 당시 업체의 주인은 ‘진짜 진주’인 것을 강조했고, 그 사실만을 믿고 구입했지 만 불과 세 달 후에 진주는 껍질이 모두 벗겨졌다. 이에 대해 항의하자 주인은 ‘핵진 주’라서 그렇다며 관리소홀을 이유로 이인영(가명)씨 쪽으로 모든 책임을 돌렸다. 취재진이 만난 판매자는 “핵진주가 곧 천연진주(Natural Pearl)다.”라며 자신은 올바 르게 판매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매장에서 판매한 핵진주는 ‘플라스틱 으로 만든 모조진주(Imitation Pearl)’라는 사실을 취재진이 지적하자, 업주는 금세 말을 바꾸며 “판매할 때 소비자가 물어보지도 않은 정보를 먼저 말해줄 필요는 없 다.”라고 했다. 이 판매자뿐만 아니라 취재과정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과 다르게 보석을 판 매한 것에 대해 “판매자가 무지해서 그런다.” “업계 관행이기 때문에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다.”라고만 했다. 『PD수첩』은 무지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소비자를 기 만하고 있는 보석시장의 문제점을 취재,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우리나라 보석시장 이 되살아날 수 있는 해결책은 무엇인가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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