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와 참여정부의 동상이몽 - 한.미 FTA 2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한미 FTA라는 위험한 게임이. 7월 10일부터 14일까
지 진행된 한미 FTA 2차 협상. 예상대로 미국의 공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그
리고 미국이 매우 공세적으로 나왔던 의약품 부문에서의 협상은 결렬되었다. 의약
품 협상이 결렬되기 직전, 미국의 커틀러 대표는 청와대 고위관계자, 국무조정실장,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차례로 만나 약값과 관련한 미국의 요구를 전달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의약품 협상에서 미국의 대표단은 전격 철수하였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결국, 4개 협상분과는 열리지도 못한 채 2차 협상
은 결렬되었다. 미국은 왜 이렇게 협상을 깨는 전술을 택했을까? 웬디 커틀러 대표
의 결국 미 상원이 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도 나와 있듯이 이미 한국의 통상교섭
본부장이 미국에게 4대 선결조건 중 하나인 약값 재조정에 관해 약속을 했기 때문이
라는 예측이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인 4대 선결조건이
결국 한국 협상단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일까?
▣ 미국에 공짜로 내준 4대 선결조건, 협상의 발목을 잡다!
정부는 한미 FTA 체결을 위해 미국이 제시한 4대 선결조건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 직속 대외경제위원회의 2005년 9월 문건과 미 상원이 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비교, 분석 해보면 4대 선결조건에 대한 해답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4
대 선결조건에 관해서 지난 6월 미국 FTA 협상단 대표들에게 항의를 했던 민주노동
당 강기갑 의원은“4대 선결조건은 당신들의 정부가 해결해준 것이다. 당신들의 정부
에게 물어보라”는 이야기를 미 협상단의 부대표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한다. 스크린
쿼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약값의 재조정,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완화 등은 사실 9월
까지도 해당부처 안에서는 해결이 되지 않는 사안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두 달도
채 되지 않아서 미국에서는‘한국이 4대 선결조건을 들어주었으니 이제 한미 FTA를
시작합시다.’라는 미 상원의 공식 문건이 대통령에게 제출될 수 있었을까? 미국에게
공짜로 내준 4대 선결조건. 그 자체만으로도 미국의 협상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
리한 조치였으며, 그 결과가 2차 협상의 결렬이었다. 과연 한국의 정부는 미국의 협
상력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 4대 선결조건은 어떻게 시민의 삶을 악화시키는가?
스크린쿼터에 대해 2005년 9월까지 문화관광부의 입장은 “불가”하다는 것이었다.
GATT 4조에 의해 이미 국제통상에서 충분히 인정받고 있으며, 유네스코의 문화다
양성 협약에 의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덜컥 내주면서 우리가 미국으로 받은
것은 한미 FTA 협상을 시작하는 것 뿐 이었다. 농업의 보호 내지는 섬유산업의 수
출, 혹은 개성공단의 한국 원산지 인정까지도 얻어낼 수 있는 협상 카드가 사라져버
렸다.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강화는 국민의 환경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미 한국
의 자동차 업계에 대해서는 시행하고 있는 제도. 역시 미 자동차 업계의 집요한 요청
과 로비에도 불구하고 2005년 9월까지 환경부에서는 “수용불가”입장이었다. 채 2달
이 되지 않아 미국 자동차 업계에 배기가스 규제 강화 2년 유보라는 선물이 전달되었
다. 우리가 얻은 것은 역시 한미 FTA를 시작하는 것뿐이었다. 환경부의 관계자는
PD수첩과의 통화에서 미 자동차에 대한 배기가스 규제 완화가 국민의 환경권을 침
해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환경부 공무원이라도 국익을 위해서라면 정책을 변경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가 생각하는 국익은 미 자동차 업계의 이해와
한미 FTA의 개시일 뿐 국민의 환경권이 아니었다. 미국 측의 자료가 거짓이 아니라
면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과 약값의 재조정 역시 외교통상부가 한미 FTA를 하기 위
해 미국 측에 선결조건으로 해결을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둘 다 국민의 건강, 안전
과 관계가 깊은 그야말로 국민의 삶의 조건을 결정하는 문제들인데 한국의 통상교섭
본부는 어떻게 이런 약속을 덜컥 미국에 할 수 있었을까? 4대 선결조건 만으로도 충
분히 시민들의 삶은 커다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제작진은 4대 선결조건의 해결
이 가져올 변화를 가늠해보고, 이를 토대로 한미 FTA가 가져올 영향을 측정해보고
자 한다.
▣ 믿을 건 국회? 하루속히 통상절차에 대한 법률을 개정해야.
믿을 수 있는 것은 이제 국회뿐이다. 한미 FTA 협상의 주무 상임위원회 소속의 한
국회의원이 “찬성을 하고 싶어도 무얼 알아야 찬성할 것이냐”라고 말 할 정도이다.
국회의원들에게 조차도 협상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시스
템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야당 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게다
가 이미 통상절차법, 혹은 국회법 개정이 이미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발의를 한 여
야 의원들은 하루 속히 이 법안들이 통과되어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
를 높였다.
PD수첩에서는 2차 협상까지 진행된 한미 FTA 협상을 중간 정리하고, 지금까지 드러
난 추진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앞으로 한미 FTA 협상에서 무엇을 고려할 지
에 대해 그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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