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2회  ㅣ  200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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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박 찬 신도, 대박 난 스님


5월 5일 초파일을 며칠 앞두고 제작진 앞으로 제보가 들어왔다. 일산 황룡사의 주지 혜안스님이 신도들에게 끝도 없이 행사(*의식이나 재)와 방편(*운을 받거나, 재앙 을 막는 것)을 하도록 유도하여, 많은 재산을 축적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20대 여 신도를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PD수첩 제작팀은 사실 확인을 위해 피해자라 주장하 는 이들을 만나보았다.
■ 황룡사의 기적?
일산에 본원을 두고 있는 황룡사는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 총 4곳과 해외 2곳, 총 6개 의 포교원이 있었다. 일산 황룡사에만 등록되어 있는 신도 수는 약 8000여명. 포교원 의 신도 수까지 합치면 그 수는 만여 명에 가까웠다.
이들 중 혜안스님을 만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은 약 800여명이라고 한다. 혜 안 스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주일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무엇 때문에 그들은 황룡사 혜안 스님을 만나려고 하는 것일까?
제작진은 우연히 지하철 안에서 <소중한 인연>이라는 책자를 받아볼 수 있었다. 책 속의 내용은 대부분 혜안 스님과의 인연으로 기적을 체험한 수기들이었다. 서울과 일산 지역의 병원이나 지하철 역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 주로 배포된다는 이 홍 보책자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황룡사를 찾으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에 제작진 은 어렵게 <소중한 인연>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 끝도 없는 행사, 이상한 방편 - 피해자들의 증언
혜안 스님과 5분도 채 안되는 친견 시간이 끝나고 나면 종무원들과 면담이 시작된다 고 한다. 주 내용은 행사비용에 대한 것. 구병시식, 천도재 등 종류도 다양한 행사가 있었고, 같은 행사에도 사람에 따라 최소 300만원부터 최고 몇 천만 원까지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그것이 끝이 아니라고 했다. 한 가지 행사가 끝 나면 또 다른 방식으로 행사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재영(가명)씨는 묘에 물이 차서 집 안이 풀리지 않는다는 혜안 스님의 말에 어려운 살림에도 최대한 돈을 마련해 어머니의 묘를 팠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황룡사에 안 치되어 있는 어머니의 유골은 되찾아 오지 못했다. 이유는 유골을 가져가려면 또다 시 돈을 내고 49재를 지내야만 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제작진은 혜안 스님이 신도들에게 처방해줬다는 방편도 모아보았다. 피해자들은 황 룡사를 나오며 대부분 불태워버렸다고 했지만 남아있는 방편만 해도 수십여 가지였 다. 유부남에게 여자가 생기게 해주는 여우꼬리 방편부터 승진을 앞둔 이에게 상대 방의 인형을 만들어 칼을 꽂아 땅에 묻는 황당한 의미의 방편도 있었다.
■ 쪽박 찬 신도들, 대박 난 스님
황룡사에 2년 동안 다녔었다는 원희(가명)씨는 ‘부자로 만들어주겠다’라는 말에 속 아 혜안 스님이 시키는 모든 행사와 방편을 했었다. 그 사이 잃은 재산만 억 단위였 다. 황룡사에서 원희씨처럼 단기간에 많은 돈을 잃은 이들이 많았다. 지푸라기라도 잡고자 하는 심정으로 혜안 스님을 찾았다는 사람들. 행사를 해야만 집안이 잘 된다 는 말에, 혹은 행사를 하지 않으면 가족 중 누가 죽는다는 말에 속고 말았다. 황당한 이유에도 이의 제기는 생각지도 않았던 이유는 오로지 단 하나, 한 사찰의 ‘스님’이었 기 때문이다.
과연 수많은 행사들과 방편들로 황룡사가 벌어들이는 돈은 얼마일까?
제작진은 한 때 황룡사에서 사무일을 했었다는 화영(가명)씨를 만나보았다. 화영씨 가 계산해 본 황룡사의 최소 월수입은 약 10억원이었다. 뿐만 아니라 일산 황룡사 건 물을 비롯해 경기도 일대에 있는 부동산을 조사해본 결과 엄청난 재산이 모두 혜안 스님 개인 명의로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민비궁‘에서 ’황룡사‘까지
월드컵 4강과 대선 예언으로 언론에 여러 차례 그 영험함이 소개되었던 무속인 정모 씨. 일산의 작은 법당에서 ‘민비궁’을 차려놓고 명성황후 신을 모시고 있었던 정씨는 몇 년 전 출가하여 지금의 황룡사 ‘혜안 스님’이 되었다.
하지만 정씨가 황룡사에서 신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모든 행위들은 승려라기보 다 무속인에 가까웠다. 태고종단에 황룡사에서 행하고 있는 행사들과 방편들이 과 연 인정이 되는 것인지 알아보았다.
1998년 2002년 신문기사를 토대로 정씨가 무속인 시절 많은 정치인들과 관계를 갖 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승려가 된 지금도 정씨는 초파일이 되면 대통령이나 총 리 등 유명 정치인들이 화환을 보낼 정도라며 그 친분을 주장하고 있었다.
정씨의 고향, 여수를 찾아간 제작인은 그 곳에서 정씨의 큰 오빠와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동네 주민들로부터 정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구병시식의 일인자, 영험한 방편과 죽어가는 이들도 살릴 수 있다는 도력. 과연 모 든 것이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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