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아이 매인가? 치료인가?
◆ 초·중·고생의 1/3이 정신건강 적신호!
서울시 소아청소년 정신보건센터에서 서울시 내 초·중·고교 19개 학교의 학부모, 학
생 2700여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중·고생의 1/3이 정신건강 상 문
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16.7%는 최소 1개 이상 정신장애 진단을 받았다.
우리아이 10명 중 3명은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소아청소년 정신보건센터에서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2700여명 중 자극역(반응을 일
으킬 수 있는 최소의 자극)을 포함하였을 때 최소 1개 이상 진단된 환자 수가 955명
(35.8%), 질환이 최소 1개 이상 중복 진단된 환자 수는 445명(16.7%)으로 집계되었
다. 특정 공포증을 포함한 불안장애와 기분장애가 각각 25.1%, 4%를 차지했으며 주
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적대적 반항장애, 품행장애를 포함한 행동장애가 684명으
로 전체의 25.7%를 차지했다.
PD수첩에서는 소아정신장애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25.7%라는 작지 않은 비율 안
에 포함되어 있는 아이들을 찾아 2개월 간 밀착 취재하였다.
◆ 우리 아이 못된 아이?
선미(여, 9세)는 가방으로 시종일관 오빠를 공격하고도 화가 풀리지 않는지 소리를
지른다. 이제 9살이 된 여자 아이의 모습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분을 삭이지
못한 모습이 서늘하다. 무엇이 그리 참을 수 없는지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는 엄마에
게도 바락바락 소리를 지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멈춰서 쳐다보아도 아랑곳하지 않
는다. 선미의 눈에는 이 순간 아무도 보이지 않는가 보다.
정신병동에서 지내고 있는 소라(여, 10세)는 오랜만에 할머니와 마주앉았다. 할머니
는 소라가 좋아하는 김밥을 싸왔다. 할머니를 향해 소라는 여느 또래 아이들처럼 생
글생글 예쁘게 웃는다. 그런데 할머니가 소라가 신고 있는 신발이 낡았다며 평소 신
발 신는 버릇을 지적하자 짜증을 참다 못해 이내 할머니에게 발길질을 한다. 욕을 입
에 담는다. 열 살 아이의 입을 보며 취재진은 귀를 의심한다.
‘엄마, 나는 왜 이래?’
며칠 전, 상명(남,14세)이 어머니 앞에서 눈물을 떨구며 한 말이라고 한다. 수업시간
에 불쑥 불쑥 선생님 말씀에 끼어들고는 해 학기가 시작한지 열흘도 채 되지 않아서
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상명이 요즘 들어 곧잘‘죽고 싶어, 죽고 싶어’라는 말을
해 어머니는 억장이 무너진단다.
민구(남, 7세)의 외숙모는 오늘도 유치원 차가 정차하는 곳에서 민구를 기다린다. 기
다렸다 손을 꼭 붙잡고 집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민구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혼자
서 시종일관 돌아다니는 손자를 감당하지 못한 할머니는 어쩔 수 없이 손자의 허리
춤을 고무줄로 묶어 문고리에 걸어두어야 했다고 한다. 그마저도 가위로 자르고 사
라졌었다는 민구는 길에서는 늘 뛰어다녀 곧잘 다치기까지 한다. 아직 정신과 진단
을 받아보지 못한 민구를 데리고 서울대병원에서 심리검사를 해보았으나 민구는 심
리검사조차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 전문가의 소견이었다.
대체 이 아이들은 왜 이런 아픔을 겪는 것일까. 취재진은 PET-CT라는 장비로 이 아
이들의 뇌를 촬영 해 보았다. 상명이의 경우, ADHD아이의 경우 반드시 뇌 사진으로
판별할 수는 없지만 상명의 경우에서 전전두엽 부분이 또래 아이들보다 활성화되지
못함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 대안학교로 가는 아이들
역학조사 결과 초등학교 학생의 약15%가 ADHD 환자로 나타났다. 한 반에 4~6명
꼴. 또한 상당수가 다른 증세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를 포함한
5개 광역시의 초등학교 200여 군데 전화설문을 해 본 결과 학교 선생님들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106명이었고 60명이상 반에 그런
아이가 없다고 대답했다. 이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 를 알
고 있었
다
고
대답한 선생님들도 대부분 한 반에 그런 아이가 없거나 1명 내지 2명 정도 있다고 답
했다.
각 사례별 아이들의 담임선생님 개개인 역시 달랐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가 무엇인지 아이를 통해 공부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구 센터를
소개해주는 분이 있는가 하면 다른 아이에게 피해가 가니 특수학교에 보내야 한다
는 의견을 조심스레 비치는 선생님도 있었다.
일반학교를 다니다 대안학교로 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 환
자인
도영
이
와 우정이는 입을 모아 정형화된 것만 요구하고,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교육 현
실에 지쳤다고 했다.
◆ 미운 일곱 살, 여든까지 간다?
2006년 2월 28일, 17살 문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죄목은 강도 상해. 2005년 4월 28일
동네 노부부가 운영하는 슈퍼마켓을 털고 할아버지의 신고로 이내 붙잡혀 6개월 간
소년원 생활을 한 문수는 보복감에 출소 후 같은 곳을 또 찾아갔다. 밭을 갈고 있던
동네 할머니를 때리고 고함을 지르자 입에 흙을 넣고 때려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
다. 담당 형사는 열일곱 소년의 범행을 보기에는 그 죄질이 너무 크다고 했다.
취재진은 문수를 직접 만날 뿐 아니라 문수의 아버지, 누나, 할머니를 만나 문수의
어린 시절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으며 전문가를 통해 문수가 품행장애이며 어린시절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일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들을
수 있
었
다.
전문가들은 7세 이전, 나이가 어릴수록 치료효과가 크다며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
조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적대적 반항장애’의 2차 징후로 품행
장애, 비행 청소년이 되게 하는 환경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늘(남,10세)이는 선생님이나 엄마가 하는 말을 이내 잊어버리고 평탄한 길을 두고
갓길만 따라 걷는다든가, 장난이 심하고 산만해서 선생님으로부터 지적도 많이 당했
다고 한다. 성동보건센터에서 3개월 간 프로그램을 받고 집중력이 좋아진 하늘이는
취재진의 앞에서 책 한권을 다 읽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부모의 관심어린, 올바른 양육태도, 학교교육 삼박자를 갖춰
주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 보다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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