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길 위의 영화인들
▣ 2006년 2월, 영화인들 서울에서 또 베를린에서 거리에 나서다.
지난 1월 26일 한덕수 부총리의 전격적인 스크린쿼터 축소 발표 이후, 영화인들
은 2차례에 걸친 광화문 대규모 집회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1인 시위로 스크
린쿼터 축소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PD수첩]에서는 스크린쿼터사수 영화인대책위원회의 공동위원장 안성기씨를 중
심으로 영화계 인사들을 한 달 동안 밀착취재, ‘집단이기주의자’로 낙인 찍혀버린 그
들이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특히 광화문에서의 1인 시위와 별도로 베를린영화제가 열린 독일에서도 시위를
벌인 배우 장동건과 박찬욱 감독을 현지에서 단독취재, 이 문제를 바라보는 세계영
화인들의 반응을 담았다.
▣ 한-미 FTA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두 시선
주지하듯 정부의 이번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은, 한국과 미국 간의 자유무역협정
(FTA) 협상 개시를 위한 전제조건이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삼성경제연구소 등 각종 경제 연구소에서는 한·미 FTA 체
결 결과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는데, 이들 보고서는 대
체로 한·미 FTA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예컨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는 우리나라에게 GDP 2% 성장, 고용 10만 명 증가 등의 경제적 실익을 가져
다줄 것으로 밝히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이들 보고서는 FTA가 동북아 경제허
브로 발돋움할 기회를 제공하며 안보적인 차원에서도 유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
다.
하지만 농민과 영화인들이 주축이 되는 반대론자들은, 한·미 FTA는 식량주권과
문화주권을 치명적으로 손상시키고 사회양극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며, 수치상으로
도 대미무역수지 흑자폭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FTA 공청회는 ‘날치기 공청회?’...정부는 공청회 무산을 미리 알고 대비했다?
FTA 체결 후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의견이 대립되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민의의 수렴과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보완일 것이다. 현재 대통령 훈령 121
호 ‘자유무역협정체결절차규정’은 협상 개시에 대한 심의와 의결을 요청하고자 할
때 미리 공청회를 개최할 것을 명문화하고 있는데, 2월 2일의 공청회는 개방 반대론
자들의 저지로 인해 무산되어 이의 효력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청회에서의 실
질적인 토론이 전무했으므로 이는 무효라는 주장에, 정부는 ‘개회’된 것이기는 하므
로 유효하다는 입장으로 맞서 곧바로 미국과의 FTA 협상개시를 선언했다.
이는 무역·통상 권한을 보유한 의회가 행정부에게 신속협상권(TPA)을 부여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경우와 비교할 때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당정
치를 통한 의회에서의 발언권 행사로 이익집단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제도적 장치
를 갖고 있는 미국에 비해, 행정부가 결정하면 의회는 이에 대한 비준권만을 갖는 한
국. 한국의 영화인, 한국의 농민은 통상협상 체결 때마다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가?
▣ 영화인들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
한편 이번 논란이 과거와 다르게 복잡하게 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외제
차 타고 다니는 스타들의 밥그릇 지키기 싸움이라는 시각’ 혹은 ‘싸구려 저질영화나
만들어 내는 한국영화에 대한 염증’, ‘스타배우 없이는 어떤 제작자나 감독도 투자 받
기 힘든 구조’, ‘결국 수직계열화 된 대기업만이 배부르게 되는 불합리한 한국영화산
업’... 과연 스크린쿼터 문제만 해결되면 한국 영화계의 미래는 밝은 것인가? 스크린
쿼터 축소 후속조치로 발표된 4,000억 원 지원금은 한국 영화를 살릴 수 있을 것인
가?
[PD수첩]에서는, 정부의 전격적인 발표 이후에도 영화인들의 끊이지 않는 반발
과 이를 둘러싼 국민 간의 충돌되는 견해들로 시끄러웠던 2006년 2월의 한국 영화계
를 돌이켜보고 진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