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29일 / 제 660회
월 소득 100만원?
고소득 전문직 2천 명의 탈세 추적 천태만상의 탈세수법 고발
돈 잘벌기로 소문난 의사, 변호사 등 소위 ‘사’자 님들의 월 소득이
고작 100만원? PD수첩팀은 국정감사 자료등을 통해 월 소득 100
미만이라고 신고한 전문직 사업자 2,048명의 명단을 입수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의사, 변호사 등 소위 ‘사’자들의 비율이 약 82%에
달했다. 또 실제로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운 70세 이상 고령
자의 비율 b역시 11%에 불과했다. 나머지 90%에 해당하는 100만
원 미만 소득자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경제 불황의 피해자인가,
아니면 조세포탈범들인가?
11월 29일 방송될 PD수첩에서는 월 소득 100만원미만의 명단을
추적, 천태만상의 탈세수법을 고발한다.
▣ 월 소득 100만원, 과연 그들은 누군가?
취재팀은 월소득 100만원미만의 소득 신고자들을 찾아가 진상을
추적했다.
취재팀이 만나본 대부분의 의사 ,변호사 등 이른바 고소득 전문직
들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의사, 변호사의 대량배출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불경기까지 겹쳐 파산하는 의사, 변호사까지 나타나
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취재팀의 추적 결과, 상당수는 여전
히 고소득을 올리며 호화생활을 하면서도 소득축소신고를 하고 있
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억을 호가하는 아파트에다 2억 여원에 달하는 골프 회원권을 소
유하고 있는 변호사, 120평이 넘는 아파트를 소유하고 유명 외제
승용차를 모는 병원장까지.
이들이 바로 월소득 100만원 미만 신고자들의 현주소이다.
이들의 변명 또한 다양했다. 초기 개원 비용이 다 회수될 때까지
세금을 낼 수 없어 100만원 미만으로 신고했다는 의사가 있는가 하
면, 수임 사건이 전혀 없다고 호소하는 변호사도 있었다. 그러나
취재팀이 ‘로마켓아시아’라는 법률회사를 통해 지난 두 해 동안의
수임건수를 추적한 결과 이 변호사의 지난 2년간 수임건수는 각각
98건과 24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소득 100만원미만이 허위라
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 월 소득 100만원 만들기! 천태만상 탈세 수법
100만원미만의 전문직 사업자들. 이들의 탈세 방법은 실로 다양하
다.
가장 빈번하게 행해지는 방법은 카드 사용을 거부하고 현금을 유
도하는 것이다. 2004년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연매출 2,400미만
의 고소득 사업자의 신용카드 가맹율은 32.1%에 불과했다. 특히,
병원의 경우 비보험은 소득신고시 제외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상당
수의 병원들이 비보험 의료에 치중하였다. 취재팀과 만난 간호사
는 ‘비보험 내역은 은밀하게 따로 관리를 한다’고 증언했다.
변호사의 경우, ‘눈먼 돈’이라 불리는 상담비는 소득신고에서 누락
하는 경우와 수임을 하고도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아 소득을 탈루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형사 사건의 경우, 검사가 구속, 불구속을 결정할 경우 변호
사의 힘이 절대적이어서 수임료가 높아질뿐만 아니라, 이런 경우,
상당수의 변호사들은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소득을 탈루한다
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김태정 전 법무부장관이 이용호 게
이트의 이용호씨 사건을 맡으면서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전화
변론으로 1억원을 받아 물의를 일으킨 바 있었다.
심지어 세금을 탈루하기 위해 수임계약서가 아닌 차용증이나 지불
각서 형식으로 수임료를 받는 경우도 드러났다. 자신의 생살여탈
권을 쥐고 있는 변호사들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는 사건 의뢰자
들은 형식도 갖춰지지 않은 변형된 각서들을 의심 없이 작성할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경비를 늘리는 다양한 것 또한 탈세의 전형적인 방법이었다. 직원
숫자를 인위적으로 부풀리거나 개인적으로 사용한 비용을 사업체
비용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고전적인 수법이었다.
여기에다 초기 흑자 경영을 한 뒤 사업자 명의를 변경하여 탈세를
하는 방법도 발견되었다. 또, 폐업신고를 한 뒤, 다시 개업을 하여
세금을 탈루하는 이른바 ‘나이트 클럽 탈세’방식이 의사, 변호사 업
계에도 나타났다.
한편, 월급 의사나 변호사를 공동 대표자로 위장시켜서 세금을 탈
루하는 방법도 성행하고 있었다. 현행 누진세의 구조에서 1인 1억
원 소득을, 2인 5천만원으로 신고하면 세금이 훨씬 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탈세는 사실 세무사나 회계사의 조언하에서 이
뤄지고 있다. 취재진이 만난 회계사나 세무사들은 “적정선에서 뺄
수 있는 길을 마련, 도와드리죠” 라는 말로 현재의 행태를 전했다.
▣ 탈세 부추기는 세제 정책, 해답은 없나?
정부는 내년 세수 부족을 이유로 소주세, 담배세 등 간접세와 부가
가치세를 인상할 방침을 세운 반면, 자영업자의 종합소득세는 오
히려 7.6% 낮춘다는 발표를 했다.
게다가 근로소득세원은 전년에 비해 26%나 오르게 되었다.
‘유리지갑’을 가진 봉급생활자에게는 가혹하고, 고소득 전문직 자
영업자들에게는 더욱 유리한 세금구조가 형성돼 가고 있는 것이
다.
문제는 고소득 자영업자들에 대한 공정한 과세가 이뤄지지 않아
10조 가까운 조세포탈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데도, 행정조치는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점이다.
소득세에 대한 우리나라의 세무조사 비율은 일본의 30%에 불과한
수준이고, 탈세가 적발되었을 때, 가산되는 벌금 역시 일본의 절반
에 불과하다.
세무당국의 구태의연한 세무조사로 인해서 세무대리인들은 국세
청 조사 방식들을 뻔히 알고 그것을 이용하여 허위로 소득 신고하
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 회계사, 세무사들은 “불법적으로 세무
대리를 해도 전혀 문제시 되지 않기 때문에 관행적인 탈세가 지속
되고 있다”고 제작진에게 밝혔다.
전문가들은 세금계산서를 보관한 경우, 연말정산시 신용카드처
럼 혜택을 주는 방안과 강력한 처벌만이 탈세를 막는 지름길이라
고 강조한다.
PD수첩은 이른바 고소득 전문직의 천태만상의 탈세 실상을 고발
하고, 조세 제도 개혁을 통해 진정한 ‘공평과세’로 가는 길을 모색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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