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5회  ㅣ  200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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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25일 / 제 655회


병에 속고, 약에 울고 - 공포의 난치병 아토피
지난 10월 10일, 국회 국정감사장에 5세 아들의 아토피 피부염으 로 캐나다로의 이민까지 결심한 김자경(35세)씨가 참고인으로 출 석,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의 고통을 호소하고 국가적인 대책을 요 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아토피(atopy)는 우리나라 영유아 5명 중 1명이 환자일 만큼 사회 적인 문제로 크게 대두되고 있으나, 이에 비해 전문적인 연구와 국 가적인 대안마련은 거의 전무(全無)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PD 수첩」에서는 아토피 환자와 그 보호자 2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심층취재를 통해 신종 난치병인 아토피의 심각성 을 알리고자 한다. ■ 아토피의 고통은 끝이 없다. - 백내장과 대인기피증으로까지 이어지는 환자들의 고통. 취재진이 만난 김미영(가명)씨는 아토피 처방약의 부작용으로 추 정되는 백내장에다, 대인기피증세까지 보이고 있었다. 더구나 그 녀의 경우 척추가 47도나 휘는 ‘척추측만증’에 시달리고 있으나 수 술 이후 아토피 증세가 더욱 심각해 질 것을 우려, 수술은 엄두조 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아토피 환자들이 병원에서 손쉽게 처방받을 수 있는 ‘스테로이드’ 는 장기간 사용할 경우 백내장, 안압상승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초 래할 수 있으나, 많은 병원에서는 이런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자세 한 설명을 하고 있지 않다. 김미영씨 또한 개인병원에서 별다른 경 고 없이 10년 동안이나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았고, 아토피 피부염 은 낫지 않은 채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추정되는 백내장이 발생, 결국에는 왼쪽 눈을 실명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 식초요법에서 소변 먹기까지! - 속출하는 민간요법의 피해자들. 아토피 환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치료법이 완치에 도움이 될지 에 대한 확신도 없이 높은 치료비용을 부담하고 있었다. 의약품과 보습제를 비롯해 클로렐라, 숯, 공기청정기, 정수기, 아토피용 침 구류 등 각종 아토피 용품들로 매달 1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것은 보통. 이에 환자들은 ‘아토피 비즈니스(atopy business)’라 는 말까지 사용하고 있을 정도였다. 또한, 아토피의 경우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약과 검사가 상당 수여서 환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민간요법의 피해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아토피 환자 이민정(가명) 양은 일반적인 병원 처방은 물론, 황토물, 달맞이꽃, 목초액 등 써 보지 않은 약이 없을 정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별다른 차도 가 없자 결국은 자신의 소변을 받아먹는 방법까지 쓰게 되었다. 한편 작년 10월 부산에서는, 3살 난 여자아이가 식초를 상처부위 에 바르고 붕대로 감싸는 이른바 ‘식초요법’으로 38일간 치료를 받 다가 패혈증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 정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매달리는 아토피 환자들이 치명 적인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 아토피 환자들의 절규, ‘차라리 죽고 싶다!’ 취재진이 만난 중증 성인 아토피 환자들의 대다수는 ‘이렇게 사느 니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자살 시도를 해본 적이 있다’는 고백을 했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로 1년 3개월 동안 낮에는 집 밖으로 나오고 있지 않은 사례도 소개된다. 어릴 때부터 아토피를 앓아온 21세의 대학입시생 김정훈(가명)씨는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했으나, 급기야는 이마저도 제대로 듣지 않는 상태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밤마다 찾아오는 발작 증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는 그에게 유일한 낙은, 남들이 다니지 않는 밤에 친한 친구 몇 명을 집 밖에 서 만나는 일이다. 아토피가 심해진 이후 1년 3개월 동안, 그가 대 낮에 외출한 것은 단 두 번이 전부라고 한다. 「PD 수첩」 제작진은 아토피 환자들의 정신건강 상태를 알아보 기 위해 BDI (Beck''s Depression Inventory) 설문지를 이용, 아토 피 환자와 그 보호자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설문 대상 중 61%가 우울증 경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고 정신과 전문의의 치료를 받을 필요성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38%였다. 또 자살 충동을 느껴본 아토피 환자는 60%로 조사되었 다. 더구나 성인 아토피 환자의 경우에는, 군입대, 취업, 결혼 등에 서의 어려움으로 이어져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 환자를 양산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손실을 낳고 있다. ■ 아토피 환자에게도 살 권리는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아토피 환자들이 믿고 따를만한 의학정보를 제 공해주는 제도적인 노력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의사들마다 다른 처방을 내리고, 한의사들도 각각 자기 말만 들으면 치료될 수 있다 는 ‘주장’만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아토피 환자들은 누구의 말도 믿 지 못한 채 좋다는 약과 의사를 찾아 방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실정과는 대조적으로 의료 선진국들의 아토피 대책은 보다 체계적이고 환자 지향적이다. 미국의 NIH(미국 국립 보건원)와 독일의 ‘알레르기 학교’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 기관에 서는 아토피 환자들에 대한 교육과 정보제공을 위해 국가적인 노 력을 기울이고 있다. 「PD 수첩」 에서는 4세 이전까지의 영유아 5명 중 1명이 아토피 환자인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제도적인 노력은 무엇인지 그 해법 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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