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8회  ㅣ  200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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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30일 / 제 648회


암(癌)시장은 암(暗)시장!
「PD수첩」‘암(癌)시장은 암(暗)시장!’은 가짜 항암제 등 검증되 지 않은 대체요법과 치료 방법 등이 난무하는 천태만상의 블랙마 켓의 실태를 고발한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인해 환자들의 생명 과 돈을 약탈해가는 자정능력을 잃은 암 의료시장을 개혁하기 위 해 어떠한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살펴본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암 의료시장을 개혁하기 위해 최소한 어떤 노력 이 필요한지 그 대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 ''암을 고쳐드립니다'' 천태만상의 블랙마켓, 암(癌)시장
미국 슈퍼마켓에서 1파운드 당 9달러 정도에 건강보조식품 등으 로 판매되고 있는 ‘MSM (Methyl Sulfonyl Methane)’. 이 MSM 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미국 시장 가격의 10 배 이상의 터무니 없는 가격에 기적의 만병통치약으로 판매되고 있는 현장이 「PD수첩」에 포착되었다. 목욕용품 등의 명목으로 한국에 수입된 MSM은 식약청의 허가도 받지 않은 채 다단계판매 방식으로 환자들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목욕용품이 암 치료제로 둔갑하는 웃지 못할 이 현실이 바로 우리나라 암(癌)시장의 현실이 었다. MSM은 미국에서도 류마티스 등에 약간의 도움을 주는 것으 로 알려져 있을 뿐, 암 치료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건강보조식품’ 이다. 한편 서울의 암(癌)전문병원 주변 대형약국에서는 암 환자에게 좋 다는 소위 ‘은물(銀水)’이 한 병에 2만원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 다. 문제는 이 물이 출처도, 유통망도 제대로 알 수 없는 정체불명 의 물이라는 점이었다. 이 물을 팔고 있는 약사는 “입증은 안됐지 만, 확실히 암에 좋을 것” 이라며 근거 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또한 기구를 사용해 피를 뽑아내는 이른바 ‘사혈요법’으로 폐암 말 기의 환자를 고쳐준다며 현혹시키는 사례도 「PD수첩」에 포착되 었다. 폐암 말기의 이 암환자는, 너무 많은 피를 뽑아낸 탓에 한편 으로는 수혈을 받아가면서까지 이 ‘사혈요법’을 몇 개월 동안이나 계속 받아오고 있었다. 결국 치료의 때를 놓쳐 암세포가 이미 다 른 곳으로까지 넓게 전이된 이 환자의 보호자는 "이런 방법으로 얼 마나 많은 사람을 속였는지 알 수 없다. 어차피 죽을 목숨을 이용 해 환자의 돈과 시간을 앗아가는 이들에 대한 대책은 과연 있는 것 인가"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현재 정부나 의료체계의 관리 감독 없이 비공식적으로 유통되는 각종 암 관련 대체의료, 대체식품 시장의 규모는 연간 약 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의 의료체계가 암 환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는 사이, 잘못된 정보가 확인되지 않는 경로 를 통해 퍼지고, 환자들끼리의 입소문 등으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이 블랙마켓은 소용돌이처럼 수많은 환자들의 돈과 생명을 약탈하 고 있다. ▶ 환자를 두 번 울리는 암 장사꾼들
서울 강남의 H한의원. 이른바 ‘산삼약침요법’을 써서 암 환자의 생 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며 각종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유명 한의원 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끔찍했다. 약효가 검증되지 않는 약침을 정 맥 주사해 환자들이 집단 부작용을 일으키고 심지어 일부는 사망 에 이르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 산삼약침과 탕약을 이용한 한 의원의 치료비용은 3개월에 4,500만원에 이르는 경우까지 있었다. 2002년부터 이미 암환자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던 이 한의원은, 이러한 악소문에도 불구하고 케이블방송과 잡지 등에 자주 소개됨 으로써 계속 새로운 환자들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취재 중 만난 피해자들 다수가 한결같이 H의원에 대한 정보를 케이블방 송을 보고 얻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한 피해자는 모 케이블방송 에 확인 전화까지 해서 "한의원이 믿을만하냐"라고 묻자 "그렇다" 라는 답까지 받았다고 한다. 어떻게 검증 받지도 않고, 논란이 끊 이지 않았던 이 한의사가 버젓이 명의라는 이름으로 방송에 출연 할 수 있었던 것일까? 「PD수첩」은 케이블방송에서 방영되는 수많은 건강 관련 프로그 램들이 부적절한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는 시스템을 포착할 수 있 었다. 의료기관은 브로커를 통해 협찬비를 제공하고 그 협찬비가 방송 제작비로 사용되는,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희한한 거래 들이 행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의학적 근거도 희박한 치료를 마 치 암 치료의 획기적인 발견인 양 소개한 방송국이 더 나쁜 놈들이 다!"라는 피해자의 절규 속에 아직도 이런 제작관행이 계속되고 있 었다. ▶ 지푸라기라도 잡는 치료쇼핑족들
왜 환자들은 잘못된 대체요법에 현혹되는가? 병원에서는 대체요법 과 대체식품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전단지를 돌리고, 의사들을 통 해서도 주의하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뿐이다. 환자들은 의사와 이런 저런 처방들에 대해 속 시원히 상담할 수 없 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자신의 병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도 접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살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지 레 짐작한 환자들 대부분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암에 효 험이 있다는 각종 대체요법과 대체식품을 찾아다닌다. 이른바 ‘치 료쇼핑족’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체요법 내지 각종 대체식품들에 대한 검증작업 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와 식약청에 서는 암을 고친다는 대체요법이나 대체식품에 대한 검증기준도, 규제도 없이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기에만 급급할 뿐, 점점 증가하 는 암(癌)치료 관련 블랙마켓의 폐해에는 사실상 두 손을 놓고 있 는 셈이다.
▶ 이제는 국가와 병원이 나서야 할 때 취재진이 찾은 미국과 독일의 암 치료의 양상은 한국의 그것과 매 우 다른 모습이었다. 독일 훔볼트 대학교의 대체의학센터에는 심 리치료와 미술치료 등의 다양한 치료법들이 항암제와 함께 병행되 고 있다. 환자들은 자신의 암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받으 며 서양의학 한 가지 방법에만 얽매이는 것이 아닌, 토탈 케어 방 식의 적극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 미국 NIH(미국국립보건원) 산하의 NCI(국립암연구소)에서는 대체 의료센터에 연간 9,000만 달러라는 거액의 예산을 투자하면서 환 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체요법과 대체식품을 선별해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 가운데 ‘실제로 암에 효능이 있는 물질이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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