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19일 / 제 643회
제헌절 특집 - 기울어진 인권보루, 대법원
- 사법사상 최초, 대법관 출신 변호사 13명의 수임 사건 3741건 분
석
- 개업 첫 두해동안 수임한 사건의 69%가 대법원사건, 심지어 93%
에 달하는 퇴임대법관도 있어. 전관예우를 이용하는지 의심.
- 해고무효 소송 20건 중 단 1건만 해고자 변호, 임금 및 퇴직금 관
련 소송등 노동관련 사건에서 대부분 사측 변호사로 활동
- 형사사건은 특가법, 특경법과 공선법위반자에 대한 변호가 가장
많아 권력과 재력 있고 반사회적인 죄를 저지른 거물들을 주로 변
호
- 각 사회단체에서 꼽은 현 대법원의 문제판결 내용 소개.
- 대법원장 포함 대법관 10명의 선임을 앞두고 바람직한 대법원 구
성과 역할에 대해 살펴봄.
2003년 12월 대법원 자체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단 21%가 재판이
공정하다고 대답했다. 이것이 대한민국 사법부를 보는 국민들의
시각이다.
오는 9월 최종영 대법원장을 포함 내년 7월까지 14명중의 대법관
중 10명이 교체되는 이 시점에서 과연 누가 대법관이 되느냐에 따
라 사법부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기에 현재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피디수첩은 사법사상 최초로 대법관 13명이 퇴임 후 수임한 사건
3741건을 법률포탈 로마켓을 통해 입수,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
실과 공동으로 분석하였다.
분석에 의하면 이들은 퇴임 후 첫 2년 동안 1821건의 사건을 수임
하였는데 이중 무려 69%인 1256건이 대법원 사건으로 결국 대법관
조차 전관예우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게 했다. 특히 모
변호사는 수임건의 93%가 대법원 사건이었다. 얼마전까지 함께 재
판을 하던 동료 대법관을 상대로 변호활동을 한다는 것을 과연 국
민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또한 노동관련 사건에서 해고무효 소송 20건 중 단 1건만 해고자측
을 변호하였고, 임금 소송 53건중 6건, 퇴직금 소송 18건 중 3건
만을 노동자를 위해 변호하였다. 즉 노동관련 소송의 90%를 사측
을 위한 변호사로 활동하였음이 드러났다.
이들이 맡은 대법원 형사사건중에 특가법(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위반-뇌물, 조세, 알선수재 등)과 특경법(특정경제범죄가
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과 사기, 횡령), 공선법(공직선거및
부정선거방지법)위반자에 대한 변호가 무려 46.5%를 차지하는데
이것은 대법원 전체 평균인 14%보다 3.3배에 이르는 수치다. 즉 재
력과 권력 있고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거물들을 주로 변호하였
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이들이 수임한 사건을 통해, 과연 현직에 있
을 때도 힘과 돈 있는 사람들에 편에서 판결했던 것이 아닌지 의
심한다면 그것은 잘 못된 의심일까?
피디수첩은 각 사회단체와 함께 최종영 대법원장 6년 임기 동안 대
법원에서 내린 판결들 중 문제 판결로 꼽을 만한 사건 20여개를 선
정했다.
가정법률상담소&성폭력상담소, 인권운동 사랑방&천주교인권위원
회, 민노총법률원, 참여연대와 함께 여성․ 가정, 인권, 노동, 경제,
시대에 뒤떨어진 사건 등 분야 별로 나누어 보았다.
그 중 하나로서, ‘서울시장 판공비 정보공개 사건‘을 들 수가 있는
데 한 사회단체가 시장의 판공비를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과 식사
를 했는지 그 실명을 공개하라는 청구를 한 사안이었다. 이에 시청
측은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들어 공개를 거부했는데, 원심에선 정
보를 공개함으로써 얻을 국민의 ’알 권리’가 사생활 보호보다 우선
한다고 판결하였으나, 대법원에선 사생활 보호가 우선한다고 뒤집
는 판결을 내놓았다. 이는 피디수첩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
론 조사에서 68.8%가 실명까지 공개해야 한다는 국민의 생각과도
괴리가 큰 것으로 대법원 판결의 시대성이 국민의 수준을 따라가
지 못한다는 점과, 하급심의 전향적인 판결도 대법원의 벽에 막힌
다는 사실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대한민국의 사법역사는 열악한 환경에서 시작했다.
민족문제 연구소에서는 48년 초창기 무렵부터 81년에 퇴임한 대법
원장이 임명된 때까지 30명의 대법원장과 대법관의 경력을 조사
한 결과 15명이 조선총독부 판사로서 일제에 복무한 사람임을 밝
혀냈다.
조선총독부는 검사와 판사를 식민지 통치수단으로 이용했는데 국
민을 통치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일제하 판사들의 시각이었고,
그 마지막 판사가 대법원장에서 퇴임한 1981년까지 일제의 잔재
가 사법부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57년 사법역사에서 대법원의 오점으로는 조봉암 사형, 민족일보
조용수 사형, 인혁당 간첩 조작 사형을 거쳐 김대중 사형확정 판
결 등을 꼽고 있다.
과연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 민주화 시대에 바람
직한 역할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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