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25일 (화) / 제 622 회
▣ 2,500원짜리 아동복지, 찬밥신세 아이들
*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도시락에는 度(도)가 없다?
2004년 10월, 결식아동에 대한 중식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대
통령의 시정연설이 있은 후, 2005년 1월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었다. 제주도 서귀포 시에서 결식아동들에게 지급한 점심
도시락, 이른바 ‘부실 도시락’이 바로 그것. 얼마 후 군산에서도 결
식아동들의 도시락이 논란으로 떠올랐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나
왔던 이 도시락의 반찬은 건빵과 메추리알, 김치볶음, 단무지 몇
개였다! 더군다나 군산시가 언론에 새로 바뀐 도시락이라며 보여
줬던 도시락이 실제 배급되었던 것과 다른 도시락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이번 주 PD수첩에서는 도시락 파문
의 현장을 취재하고, 결식아동 25만명, 빈곤아동 100만명! 우리나
라아동 복지의 현 주소를 살펴보았다.
* 복지부동 아동복지-박수쳐주셔야 돈 줄 거 아니겠어요
현재 정부에서 급식을 주는 결식아동은 약 25만여 명. 작년 여름방
학까지 급식을 먹었던 아이들은 5만여 명. 각 지자체에 내려온 ‘아
동급식 확대 지원대책(2004년 10월)’에 따르면 고위당정정책조정
회의를 통해 9월 17일에 확정, 2004년 11~12월 중에 ‘개인별 급식
지원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모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11월 말경에 듣고, 본격적 협의를 12월 중순경부터 시
작했다고 고백했다. 아이들의 방학이 불과 보름도 남지 않은 상태
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도시락 파문으로 한참 논란이 일고 있던 1월 14일, 김근태 복지부
장관이 어느 지역의 사회복지관과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했다. 먼
저 김근태 장관이 도시락을 들고 방문한 집은 할머니와 점심을 기
다리고 있던 현성이네(가명)와 은희네(가명). 장관이 도시락 배달
을 하고 떠난 후, 은희는 창피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은희의 할머
니는 ‘한 두 분쯤 올 줄 알았’다고 했다. 할머니는 ‘(마음) 한 쪽은
또 도와주려고 오는가 싶어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또 창피’ 하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다음으로 모 지역 아동센터를 방문한 김장관. 장
관과 동행한 관계자가 “박수쳐주셔야 돈 줄 거 아니겠어요.”라고
하자 아이들이 박수치기 시작했다!
* 빈곤 아동 100만, 가난 속에 방치된 아이들
결식아동들의 문제는 단순히 끼니를 굶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안산의 동욱이(가명)는 올 겨울방학이 시작된 이후 한 달 가까이
집 밖으로 나간 적이 거의 없다! 취재진이 찾아갔던 날, 일주일 전
부터는 단 한번도 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고 했다. 아버지와 단 둘
이 사는 동욱이는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것이 하루 일과의 전
부. 페인트공인 아버지가 일을 나가면, 돌봐주는 어른도 없고, 지
역아동센터에도 나가길 거부하는 동욱이는 도시락으로 끼니를 떼
우고 있다.
군산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영철이(가명)는 며
칠 전 아버지가 자살로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다단계로 빚을 얻
고, 그대로 가출하자 고스란히 빚을 떠안은 영철이의 아버지는 결
국 죽음을 선택했다. 현재 남은 가족은 고등학생인 형과 중학생 누
나와 할머니. 아들의 장례식에서 돌아온 영철이의 할머니는 앞으
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며 막막해 했다.
군산에서 만난 박영희씨는 아들이 도시락을 배급받자 고마운 마음
에 편지까지 썼다고 했다. 그러나 아들이 먹은 도시락이 ‘건빵 도
시락’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모자가정인 박영
희씨의 하루 수입은 만 4천원. 아이에게 뒷받침을 해주지 못했다
며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빈곤아동 수는 약 100만. 전체아동의 10%에 이른
다. 2004년 7월, 제 49회 국정과제 회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아동 1인당 복지 지출비는 40달러. 스웨덴 3961달러, 프랑스 2162
달러 등으로 크게는 선진국의 1인당 아동 복지비 지출의 0. 01%에
불과하다. 이번 주 PD수첩에서는 빈곤한 복지정책, 우리나라의 아
동복지 정책의 현 주소를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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