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26일 (화) / 제 610 회
▣ 어느 외국인 노동자의 실종 제 2부 - 불법체류자 ''''캄푸''''의 귀향
2002년 5월 26일 새벽 4시경, 충남 천안시 성환읍 1번 국도변에서
교통사고 발생. 한 외국인 노동자가 이 사고로 뇌손상을 입고 자신
의 신분조차 망각하게 되었다. 유일한 단서는 전화번호 수첩, 이
수첩에는 방글라데시어로 ‘샤밈’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그러나 수
첩 속 샤밈은 경기도의 모 업체에서 일하는 또 다른 인물이었다!
한 외국인 노동자의 잃어버린 이름 찾기 그리고 가족상봉에 이르
기까지... PD수첩은 지난 9월 21일 <엄마 저 여기 있어요 - 어느
외국인 노동자 실종> 편에 이어 2년간 방글라데시인 ‘샤밈’으로 살
았던 한 외국인 노동자를 추적했다.
* 내 이름은 ''''캄푸''''
제작진은 유일한 단서인 수첩에 다시 주목했다. 그리고 수첩의 한
페이지의 글씨체가 다르다는 점을 발견, 번호를 추적했다. 번호는
천안의 한 농장주의 것으로 실제 사용자는 농장주의 부인인 태국
인 여인의 것이었다. 부부의 농장은 사고 지점에서 불과 13Km 정
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현재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부부에
게 팩스를 통해 사진을 보여줬다.
부인은 그 사진의 주인공이 태국인 노동자 ‘캄푸’라고 했다. ‘캄푸’
라는 태국인 노동자가 부부가 경영하는 천안의 농장에서 일한 적
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02년 4월경부터 약 3주 동안 농장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졌다.
제작진은 농장의 골방에서 ‘캄푸’의 가방을 찾았다. 가방 속에는
‘캄푸’의 여권 복사본과 사진, 송금용지, 정지된 핸드폰 등이 남아
있었다. 가방 속 여권 복사본으로 출입국관리소에 신원을 확인했
다. 그 결과, 2년여를 방글라데시인 ‘샤밈’으로 불리던 이 외국인
사나이는 태국인 ‘캄푸’로 밝혀졌다.
* 왜 신고하지 않았나?
제작진은 ‘캄푸’와 태국에서 함께 왔다는 ‘까이’를 만났다. ‘까이’는
그동안 ‘캄푸’가 살해당했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고가 났던
날, ‘캄푸’는 친구의 생일잔치가 벌어진 한 공장에 왔다가 새벽 세
시경쯤 나간 후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당시 생일잔치
에 왔던 친구와 싸운 후 나가서 사라졌기 때문에 아마도 살해당했
으리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까이’는 사증발급없이 한국으로 온 불법체류자. 때문에 신
고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농장주는 ‘캄푸’의 친구들에게 행적을
물어봤다고 했는데 신고는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캄푸’가 새로
운 일자리를 찾아 떠났으리라고 막연히 추측하고 있을 따름이었
다. 가방을 제외하고, 농장에 남은 ‘캄푸’의 옷가지 등 소지품은 이
미 태워버린 후였다.
* 제 2의 캄푸, 불법체류자 18만 명
캄푸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제작진은 태국으로 향했다. 캄푸의 고
향은 농촌마을, 넝부어람푸. ‘캄푸’는 아버지 ‘누’씨의 일곱 자녀
중 네 번째 아들이었다. ‘캄푸’가 한국으로 오기 위해 진 빚은 30만
바트, 한화로 900만원에 이르는 돈이다. 농사를 짓고 사는 ‘누’씨
는 이 빚을 갚기 위해 밭을 절반이나 팔았지만 빚을 다 갚지 못한
상태였다.
취재진은 마을에서 ‘캄푸’를 한국으로 보낸 장본인을 만났다. ‘캄
푸’ 외에도 이 마을에서만 ‘까이’를 비롯해 5명을 한국으로 보냈다
고 했다. IMF사태가 일어나기 전, 한국에서 불법체류자였던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서 중간 브로커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는 13만 바
트의 소개비를 받고 캄푸를 한국으로 보냈다. 합법적으로 외국에
인력을 송출하는 태국의 송출업체는 100여개. 태국의 ‘맨파워 회
사’ 사장은 인터뷰에서 합법적으로 3500여명, 불법적으로 3만여 명
의 태국인이 한국으로 갔다고 말했다. 그리고 5만여 명의 태국인
이 한국으로 가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불법체류자 약 18만 명. 정부의 강제추방정책의 실시로 약
10만 명까지 줄었으나 E9비자 만기기간이 돌아오면서 현재 18만
명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주 PD수첩에서는 제2의 ‘캄
푸’, 불법체류자 18만명이 도래한 현 시점에서 외국인력정책의 문
제점을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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