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21일 (화) / 제 606 회
▣ 엄마 저 여기 있어요 - 어느 외국인 노동자의 실종
* 이 외국인 노동자를 아십니까?
2002년 5월 26일 새벽 4시 충남 천안시 성환읍 1번 국도변 갓길, 평
상복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한 외국인 노동자가 사고를 당한다. 그
는 심한 뇌손상으로 인해 이름도, 나이도, 국적도, 모국어도 잊어
버렸다.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찾은 유일한 단서인 현장에 남아있던 전
화번호 수첩에는 방글라데시어로 ''샤밈''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
다. ''샤밈''과 방글라데시인이라는 두 가지 단서를 가지고 주변의
공장을 탐문하고, 다른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사진을 보여주며 신
원을 파악을 시도했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샤밈을 아는 사람은 없
었다.
* 수첩의 주인은 따로 있다?
그의 전화번호 수첩에는 서툰 한국어로 ''차잔님''이라는 번호와 방
글라데시 현지번호가 적혀있었다. 취재진은 방글라데시 현지와
''차잔님''이 ''샤밈''이 일했던 공장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전
화통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전화연결에 성공한 현지 형수님과 ''차잔님''은 ''샤
밈''이 잘 있다고 했다. 사실 확인을 위해 찾아간 경기도에 있는 D
산업에는 또 다른 ''샤밈''이 기다리고 있었다.
* 그 어디에도 없는 이름 ''샤밈''
오리무중에 빠진 취재진은 ''샤밈''과 ''방글라데시인''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방글라데시인과 비슷한 필리핀,
미얀마인으로 범위를 넓히고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했다고 가정, 중
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해 명단확인 작업을 했다. 동시에 법무부 출
입국관리국에 이탈자 조회를 의뢰했고, 경찰청 협조를 받아 지문
조회를 시도했다.
''샤밈찾기'' 이틀째, 김모씨라고 밝힌 사람으로부터 한 통의 제보전
화가 걸려왔다. 그는 ''샤밈''이 몇 년 전 자신이 잠깐 알고 지내던
사람과 닮았다고 했다.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취재진은 김모씨
와 병원에 동행하게 되는데...
* ''샤밈''을 찾아 나선 길에 만난, 방치된 외국인 노동자들
그 어떤 기록에도 ''샤밈''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았다. 혹시 그는 관
광비자로 들어온 불법체류자였던 것일까? 고용허가제와 산업연수
생 등 합법적인 방법이 아닌 관광비자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는
불법체류자라는 ''죄''로 인해 죽거나 사고를 당하더라도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정식 비자를 얻어 들어오더라도 일할 수 있게 허가된 3년이라는 짧
은 시간은 지금 이 시간에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합법의 테두리에
서 불법으로 밀어내고 있다.
1천8백 만원의 임금체불로 정신병에 걸린 묘칫 씨와 같은 공장, 같
은 기계에 팔이 절단된 두 명의 러시아 노동자. 그리고 빡빡한 삶
에 못 이겨 결국 생의 끈을 놓아버린 중국인 노동자. 이들은 이대
로 사회의 음지에 방치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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