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30일 (화) / 제 585 회
▣ 비정규직 700만, 위험수위 넘었다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박일수씨의 분신,
죽음으로 폭로한 비정규직 문제!!
700만에 이른 비정규직 노동자, 그들을 짓누르는 차별의 무게,
경영상의 필요인가? 일방적인 희생인가?
지난 2월 14일, 또 한 명의 노동자가 분신으로 목숨을 끊었다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울산 현대중공업의
하청노동자 박일수씨는 자신의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그의 유서에는 하청노동자가 받고 있는 차별이 수없이 열거되어
있었다. 간접고용, 불법파견, 일용직고용 등 박일수씨와 같은 경우
를 포함한 비정규 노동자는 2003년 현재 전체 1,400만 노동자의
56%에 달하는 780만명으로 추산된다. 비정규 노동자의 문제는 이
제 심각한 사회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뇌관으로 떠오
르고 있다.
죽음으로 내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
현대중공업 측에서는 정상적인 도급계약을 통해 고용된 하청노동
자라며 박일수씨의 죽음에 제 3 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
지만, 실제로 작업현장에서는 대다수의 도급사들이 경영상의 독립
성이나 작업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현대중공업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는 불법파견의 형태로 일을 하고 있다. 정규직 대비 심각
한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문제를 제기하고 비정규직 노조
를 설립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움직임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도급사의 폐업, 출입금지 등으로 생존권을 위협하며 대응하고 있
다. 이런 압박 속에서 박일수씨는 죽음으로 내몰린 것은 아닐까?
비정규직의 차별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 병원에서는 파견법으로 금지된 간호조무 업무에 간호보조라는
명목으로 버젓이 불법파견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정규
직의 채용은 줄이는 등 비정규직은 날로 확대되고 있지만, 법적인
단속은 미비한 실정이다. 학교 영양사의 경우에도 정규직과 비정
규직의 차별은 임금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학교 당 한 명씩 동일
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에
못미치는 일용직들. 더구나 1년 단위의 재계약이라는 고용불안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파견업종을 확대하겠다는 입
장이다. 또한 노동시장도 시장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므로 비
정규직의 증감에 대해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비정
규직들이 받고 있는 차별에 대한 보호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비정
규직의 확대가 옳은 것일까?
비정규직 문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경총에서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임금을 억제하는 양보가
필요하다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에 노동단체들은 자신들이
책임을 질 부분은 떠안겠지만, 기업의 근본적인 책임을 회피하려
는 의도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부족한 사회 안전망,
미비한 법체계, 갈등 조정자로서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 더욱 요구
되는 때이다.
< PD수첩 - 비정규직 56%, 위험수위 넘어섰다>편에서는 법
의 사각지대에서 고용불안과 저임금,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신음하
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사회갈등의 화약고
가 될 지도 모르는 비정규 노동자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해
결책 필요의 시급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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