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9일 (화) / 제 583 회
▣ <16대 국회 결산, 그곳에 국민은 없었다>
2000년 4월, ‘바꿔’ 열풍 속에 초선의원이 무려 46%나 당선되는 등
새 정치를 화두로 화려하게 출범했던 16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날치기 통과’와 ‘방탄국회’를 시작, 온갖 정경유착과 검은 돈거래로
얼룩졌다.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바람을 외면하고 자신의
의원직 유지에만 전념한 16대 국회의 성적을 전문가뿐 아니라 국회
의원의 보좌관, 4년간 의정모니터를 해온 시민단체, 언론인, 그리고
정치에 더 이상 희망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일반서민을 통해
매겨보았다.
「 보좌관들의 증언, 국회 속의 천태만상 보고서」
자신의 명의로 발의한 법안의 이름과 내용도 제대로 모르는 의원,
오로지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한 선심성 예산만을 따내려는 예결위
위원, 국정감사 청문회 한다고 피감인과 증인을 불러 놓고 폭로와
정쟁적 발언만을 일삼는 의원, 본회의에 무단결석은 다반수......
대리표결까지 자행하는 등 국회 내에는 그야말로 의원들의 별의별
천태만상이 펼쳐진다. 다른 의원이 발의 준비를 하고 있는 법안을
새치기한 사례마저 있다. 국정감사 당시 국정을 감사하기 위해
성실히 노력하기는 커녕 피감기관 공무원에게 국회의원이 질문할
요지를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의결에 앞서 법안
설명을 할 때 원고뿐 아니라 언제 어떤 제스처를 취할지에 대해서도
코치해주는 그야말로 연기대본을 써주어야 하는 의원도 있었다.
이처럼 부실한 국회의정 실태를 보좌관과 측근들을 통해 취재했다.
「 ‘민생은 뒷전’ 그때 그들은 어디에 있었나? 」
참사와 재난이 잦았던 지난 16대 국회, 그 당시 국회의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 2003년 2월 수백명의 무고한 시민의
생명을 앗아간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국회는 특검법을 둘러싸고
고성이 오가는 파행을 일삼고 있었고 국회의원들은 수천억씩의
정치자금을 ‘차떼기’라는 방법으로 받고 있을 때 대책없는 카드
남발로 신용불량의 나락에 빠진 서민들은 결국 자살이라는 극한
방법을 택하고 있었다. 더욱이 의료계 파업으로 온 국민이 불편을
겪고 있음에도 사회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중재해야할 국회의원들은
진짜 민심은 외면한 채 지방으로 외유 민심투어를 돌고 있었던 것
으로 드러났다.
임기종료와 함께 법률안 700여건을 포함, 800개가 넘는 안건은
자동폐기될 처지다. 매번 회기 내내 정쟁으로 일관하다 회기막판에
제대로 심사하지 않은 채 무더기로 법률안을 통과시켜왔다. 2002년
11월 8일의 경우 하루에 무려 83건의 법안이 처리되기도 했다.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 문제와 FTA 즉 한 칠레 자유 무역협정
비준과 같은 국가 주요 현안과 부안사태 등의 사회 갈등을 적절히
조절해내는 정치적 리더십은 16대 국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에게 법을 만들 자격이 있는가? 」
1/3에 가까운 88명이 각종 부정부패와 선거법 위반으로 법의 심판
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16대 전 현직의원. 지금까지 16대 국회의원
들이 받은 뇌물과 불법정치자금의 규모가 무려 2천억 원에 이른다.
또한 임기 중 비리로 구속되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의원이 무려
12명이나 되고 동시에 현직의원 6명이 구속되어 헌정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우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더욱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이들 국회의원 상당수가 옥중출마를 위해 그들의
보좌관은 서울구치소 근처 오피스텔을 얻어 상주하면서 의원회관을
구치소 보안과 접견실로 옮겨 놓았다. 서울구치소 정문은 요즘 국회
주자창 스티커를 붙인 검은 차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러한 실정에서
16대 국회 회기동안 가결된 법안의 70%가 정부에 의한 입법발의였을
정도로 국회 본연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입법부의 역할은 그야말
로 미미했다.
이번 주 < PD 수첩 > <16대 국회 결산, 그곳에 국민은 없었다>
에서는 모두가 17대 총선에 관심을 집중할 때 파행과 정쟁으로 점철
된 지난 4년 간의 16대 국회를 돌아봄으로써 바람직한 국회의 모습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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