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3일 (화) / 제 578 회
▣ 교육감, 반칙을 가르치다
이번 주 「PD수첩」은 최근 치러진 제 11대 제주도교육감 불법선
거운동을 다룬다.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 선거에서 인
사청탁을 위한 줄서기에서 돈 봉투까지 난무하고 있다. 우리의 미
래를 반칙으로 얼룩지게 하는 교육감 선거를 둘러싼 비리를 파헤
친다.
▶ 제주 교육감 선거의 대형비리
지난 1월 15일 제 11대 제주도교육감 선거가 치러졌다. 선거가 끝
난 지 하루만에 경찰은 당선자를 포함한 출마 후보 4명의 집과 친
척, 핵심 측근의 집, 사무실 등 3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출마자 모두에게서 선거운동을 위한 억대
의 뭉칫돈과 구체적인 금액과 향응을 제공한 장소 등을 기록해 놓
은 비밀장부 등 각종 비리혐의가 발견된 것이다. 경찰 수사 결과,
지난 30일까지 300여명이 소환됐으며, 이 중 교원은 100여명에 이
르고 있다. 경찰이 압수한 금품 리스트에 포함된 명단은 500여명
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불법선거운동에 관련된 교원은 더 늘어
날 전망이다.
▶ 교육감 비리문제는 제주만의 것이 아니다
교육감 선거가 있었던 곳에는 어김없이 관건선거 개입의혹과 줄서
기, 금품, 담합의 의혹이 불거져왔다. 실제 어느 지역에서는 결선
투표를 앞두고 후보들 간의 담합의 증거가 포착되기도 했다. 발견
된 각서에는 일정지역의 인사권과 재정에 대한 권한을 나누어주
는 것이었다. 미래를 책임지고 고민해야하는 곳에서 추악한 뒷거
래가 있는 것이다.
▶ 선거를 앞두고 일어나는 줄서기
교육감의 선거를 앞두고 있는 해에는 어느 때보다 선거인단인 학
교운영위원들의 경쟁률이 치열하다. 이는 교육감 출마예정자들이
자신들의 지지자를 학교운영위원으로 진출시키려고 하기 때문이
다. 운영위원에 들어간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후보를 위해 발벗고
나선다. 과연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이들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일
까. 아이들의 교육을 고민할 자리가 선거로 물들고, 또 돈으로 계
산되고 있다. 암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 교육감 하는 것이 도지사 하는 것보다 좋다
교육감 선거의 혼탁 과열 원인은 교육감에게 막강한 권한이 주어
진 데 있다. 서울시 한 해의 교육예산은 무려 4조 4천 억 원이다.
교육감은 유치원과 초·중등교원은 물론 시 군 구 교육장 등 수 만
명에 대한 인사권을 쥐고 있으며, 교육과정 편성권, 예산권까지 갖
고 있어 교육 전반을 관장한다. 시·도 교육에 대한 최고 책임자의
자리 이면에는 교육과 관련한 모든 권력의 총화라는 본질이 숨어
있다. 결국 선출만 되고 보자는 후보들의 경쟁은 반칙과 불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교육감, 무엇이 문제인가
어느 前 교육자 선거 후보는 선거가 진행되면서 돈, 학연, 지연 등
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유혹을 끊임없이 받게 된다고 고백했다. 이
것은 더 이상 교육감 선거의 문제가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시
급하고도 중대한 문제임을 증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거 운동
방법의 지나친 제약, 선거인단 구성문제 등 각종 제도의 개선이 시
급히 이루어져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지나치게 비대하고 집
중된 교육감의 권한을 적절히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장치도 요
구되고 있다.
이번 주, <교육감, 반칙을 가르치다> 편에서는 제주도를 비롯
하여 교육감 선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비리의 실체를 살펴보며
부패의 사슬을 고발한다. 또한 이러한 문제들의 재발을 막기 위한
선거 제도의 개선과 교육주체들의 의식전환에 대해 논의해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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