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25일 (화) / 제 569 회
▣ 강제추방 12만, 떠난 자와 쫓기는 자
* 4년 이상 체류자 12만명 강제추방
정부는 내년 8월부터 부분적으로 시행되는 고용허가제의 실시를
앞두고 40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일제 점검과 단
속을 시작했다. 4년 이상 국내 체류로 강제추방 대상이 된 외국인
노동자의 수는 총 12만 명.
강제추방 대상자들은 수 십명 혹은 수 백명씩 각지의 외국인 노동
자 센터에 모여 농성에 돌입했다. 중국동포 5천여명은 법무부에
‘국적회복신청서’를 제출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취재결
과 상당수의 단속 대상자들은 지방으로 피신하거나 쪽방에 몸을
숨긴 채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 죽음을 선택한 외국인 노동자들
지난 11월 11일 스리랑카 출신 외국인 노동자 다라카씨가 지하철
역 선로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튿날 김포의 한 공장
에서도 방글라데시 노동자 비쿠씨가 로프에 목을 매달아 숨졌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 땅을 밟았던 다라카씨는 불법체류 기간
4년이 넘으면서 강제출국 당해야할 처지였으며, 매형과 사촌형제
2명도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스리랑카에서 다
라카의 사망 소식을 접한 가족들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취재진
을 부여잡고 절규했으며, 시신이 도착하자 넋을 잃었다. 도대체 한
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유족들은 취재진에게 반
문했다.
* 스리랑카 현지 브로커가 공개한 입국비용의 실체
지난 2002년 국가인권위에서 조사한 결과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들은 평균 3,800 달러의 비용을 쓰는 것으로 확인되
었다. 스리랑카에서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 드는 비용은 연수생의
경우 300 만원 정도 그리고 관광비자로 입국해 불법취업하는 경우
600 - 800 만원 정도가 된다고 경험있는 현지인들은 전했다.
스리랑카에서 어렵게 만난 현지 알선업체 사장 압둘라씨. 그는 극
도로 말을 아꼈으나 인터뷰 말미에서 조심스레 한국인들 또한 이
일에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털어 놓았다. 불법체류자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관광비자, 위조여권 소지자들의 입국이 사실상 한
국인 파트너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관광
비자의 경우 홍콩 등을 경유해 한국에 입국하는 루트가 개척되고
있으며, 한국의 제도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 월 3만원짜리 외국인 연수생
1994년부터 시행해온 외국인 산업연수생 제도는 지난 10 여년간
한국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3D 업종의 인력문제를 해결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산업연수생 제도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각종 인권유린 사례로 끊임없이 비판 받아왔다.
산업 연수생이었다가 사업장을 이탈해서 불법체류자가 된 노동자
들은 한결같이 제도의 보완을 요구했다. 연수생 신분이기 때문에
얻게되는 절대적인 저임금으로는 누구라도 불법체류자가 될 것이
라는 것이다.
특히 ‘해외투자법인 연수생 제도’의 문제점은 훨씬 더 심각했다.
한 섬유회사에서 해외투자연수생으로 일하다 도망쳤다는 타마라
씨. 하루 12시간 노동의 대가로 한 달 뒤 그녀가 손에 쥔 돈은 고
작 3만원이 전부였다. 그러나 해당 기업은 나머지 임금 20만원은
예금으로 보관하고 있으며, 스리랑카 현지 가족에게 5만원을 주기
때문에 한국법으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산업구조와 낮은 출산률을 고려할 때 노동인구
의 부족은 앞으로 점점 부각될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94년 이래
지난 10 년간의 산업연수생 제도는 이제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었
으며, 이제 임기응변적이고 근시안적인 연수생 제도가 아니라 보
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외국인력 활용 방안을 서둘러 정비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번 주 ‘PD 수첩’에서는 외국인노동자 1 % 시
대, 공존의 해법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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