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6회  ㅣ  200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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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 4일 (화) / 제 566 회


▣ 내목숨을 원한다면 - 어느 노동자의 유서
* 벼랑 끝에 선 노동자들
10월 17일 - 한진 중공업 노조 김주익 지회장 자살 10월 23일 - 세원테크 노조 이해남 지회장 분신 10월 26일 -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 이용석 광주본부장 분신 129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던 회사 내 고공 크레인에서 목을 매 숨 진 채 발견된 한진 중공업 노조 김주익 지회장. 그가 남긴 두 통의 유서에는 벽에 부딪힌 회사와의 교섭 상황과 조합원들에게 날아 든 가압류, 손배소의 협박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세원 테크 노조 지회장이 남긴 유품에서는 해고 통지서, 신용불량 구제청원 서, 출두 요구서가 발견되었다. 회사와의 힘겨운 싸움에서 노조원 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을 이 세 장의 서류가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대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정부 산하 공공기관을 막론하고 노동자 들이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 노조에 대한 손배소, 가압류는 살인행위다! 파업에 따른 사용자측의 정당한 권리라는 미명으로 이루어지고 있 는 손해배상청구소송 및 노동자들의 재산 가압류 신청. 가압류는 신청인의 소명자료만으로도 법원에서 인정받을 수 있기에 법리적 공방이 있기 전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임금, 집, 차에 대한 재산권 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한진 중공업의 경우, 임금이 가압류되어 카드 만들기나 밤 까기 등 의 부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또 임금 통장이 가압류되어 결혼자금을 찾을 수도 없고, 심지어 보험까지 가압류되어 자식의 병원비 마저도 쓸 수 없게 된 경우도 있었다. 강원도의 한 중소 사업체에서는 체불 임금까지 가압류했던 것으 로 취재되었다. 이 중소 사업체의 노조 지회장은 취재진에게 죽는 길 밖에 남은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 가압류, 노조 와해를 위한 합법적인 협박 가압류로 인한 문제는 비단 경제적 어려움에서 그치지 않는다. 손 배소, 가압류의 목적이 파업의 피해를 보상받겠다는 기본의 취지 를 넘어 노조에 대한 압박, 나아가 노조의 와해를 목적으로 변질되 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노조 탈퇴, 퇴사를 조건 으로 가압류를 해지하겠다는 사측의 제안은 유혹이 아니라 거절 할 수 없는 위협이다. 실제로 노조원들은 이와 같은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었다. 취재 도중 만난 한 사업장에서는 사측의 회유와 협박 끝에 가압류 를 해지하는 대신, 결국 노조가 와해되고 말았다. 또 신원보증을 서 준 오빠의 재산까지 가압류되어 가족 간에도 원망할 수밖에 없 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노조활동을 계속 해야하 는지 갈등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취재했다.
* 전태일 분신 이후 30년, 달라지지 않은 한국 노동자의 현실 올해 들어 정부에서는 사용자 측에 대한 손배, 가압류의 남용을 막 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였으나 아직도 해결된 것은 없어 보인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올해 초 반짝 해결될 듯한 기미 가 보였으나 이후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한다. 10월 현재, 40개가 넘는 사업장에서 1,351억 원의 손배, 가압류가 진행 중인 것이 이 를 반증하고 있다. 더군다나 공공 기관인 철도청의 경우, 법원의 결정이 있기도 전에 노조의 조합비를 가압류 해 왔고 이는 정부의 대책 마련 발표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또한 노조 간부들의 잇따른 죽음에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회사 와 사회의 무관심이 주는 위협이 있다. 한울 노동문제 연구소 하종 강 소장은 올해야말로 한국의 노동자들이 가장 위축되어 있는 때 라고 진단하면서 지금 현재 자살, 분신하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30 년 전, 전태일의 분신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한다. 노동 귀족, 강성 노조란 말로 지탄받고 있는 2003년 한국의 노동자 들. 연봉 5000만원의 허실을 취재했다.
* 지난 2월 PD수첩 “내 목숨을 가압류하라” 편 후속취재 지난 1월 두산중공업 노동자 배달호의 분신 이후, PD수첩에서는 노조에 대한 손배소, 가압류의 문제를 취재하였다. 당시 손배소, 가압류로 인해 노조원들이 겪었던 어려움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그리고 대책 마련 촉구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이번 PD수첩에서는 지난 방송에서 취재했던 한라 병원 등 각 사업 장들의 노조원을 만나 손배소, 가압류 문제가 어떤 식으로 해결되 고 있는지 후속 취재했다.
이번 주 PD수첩에는 배달호 분신 이후 9 개월, 아직도 개선되고 있 지 않는 손배소, 가압류의 문제점을 되짚어 본다. 또 이와 관련하 여 노동부, 법원의 입장과 대책을 들어보고 정부와 노사간의 전향 적이고 신속한 결론 도출이 필요함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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