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 19일 (화) / 제 555 회
▣ 해방 58년, 풀리지 않는 恨
지난 13일 오전, 58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이 날 청와대 앞에서
는 전경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국적포기
서를 제출하려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전경들에 가로막혀 문건조
차 접수하지 못한 것. 이들은 태평양전쟁 희생자들로 ‘대한민국 국
민임을 오늘부터 포기한다’고 밝혔다. 누가 이들이 조국을 부끄럽
다 여기도록 만들었는가?
흙이 유골이라고...?
현재 일본에는 일제시대 당시 징용으로 연행되었다가 숨진 사람들
의 유골이 곳곳에 보관되어 있다. 그러나 그 유골들의 송환은 정
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부 개인과 민
간단체에 의해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따라서 한국으
로 송환된 유골들의 정확한 수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취재진은 한국으로 들어온 유골들이 보관되어 있는 절을 찾아 유
골함을 열어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중 일부는 비어있고, 일부에
는 흙이 채워져 있으며, 여러 사람의 유골이 섞인 것도 있었다. 취
재진이 이유를 추궁하자 유골을 송환했던 민간단체와 절 관계자
등은 당황하며 유골의 수를 달리 말하는 등 했던 말을 계속해서 번
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중 한 명은 유골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누구의 것이든 상관없지 않느냐는 말을 해 취재진을 당황하게 했
다.
무분별하게 송환돼 다시 한번 유족들을 울리고 있는 유골 송환의
실태를 밀착 취재했다.
끝나지 않는 고통
일본군 위안부, 강제 징용자, 강제 징병자 등 태평양전쟁 피해자들
은 또 다른 전쟁을 치르며 살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일본
의 사과를 받아내려는 노력이 바로 그것. 이들은 개인의 신분으로
일본 정부에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몇 번씩이나 냈다. 그러나 번
번이 기각을 당하고 일본 정부로부터 돌아오는 것은 ‘배상의 의무
는 모두 끝났다’는 말뿐이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외로운 투쟁을 계속하는 그들. 그들의 목표
는 오직 하나 일본의 사죄와 정당한 배상을 받아내는 것이다. 나이
가 많아 곧 운명을 달리할 태평양전쟁 피해자들의 마지막 소원은
이루어질 것인가?
과거를 잊지 말라!
이러한 피해자들이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제강점하 강
제동원 피해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 제정되는 것과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65년 한일협약에 대한 재협상이다.
그러나 특별법은 2001년 10월에 발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고, 65년 한일협약에 대한 재협상 역시 고려
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태평양전쟁의
희생자들을 과거의 문제로만 생각하는 것인가?
위태로운 시대 속에서 어려운 삶을 살았던 그들. 그리고 이들을 과
거에 묻어두고 싶어하는 한국과 일본 정부. 555회 < PD수첩 >은
역사의 희생자인 이들을 위한 진정한 해결책은 무엇인지 진지하
게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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