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7월 1일 (화) / 제 548 회
▣ 검사와 총경, 누가 진실을 말하나
2001년 옥천경찰서장 뇌물사건
지난 13일 대전고등법원은 부하 경찰로부터 성인오락실 관련 뇌물
을 상납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前 옥천경찰서장 박용운 총경에
대한 대법원 파기 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징역과 집행유예
를 선고받은 1심과 2심에 불복해 자신이 직접 무죄를 입증하는 상
고 이유서를 작성해 대법원으로 올린 박씨는 결국 사건 2년 3개월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2000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전지역의 성인 오
락실과 단속공무원들의 유착관계를 포착하고 내사를 해오던 검찰
은 2001년 4월 뇌물수수 혐의로 대전지역 총경 2명을 전격 구속했
는데, 이 중 한 명이 바로 박씨였던 것이다.
유일한 증거, 자백을 받아내라
검찰은 당시 단속 경찰관이었던 구씨와 이씨가 성인오락실과 관련
해 업주들로부터 수시로 뇌물을 상납 받고 이 중 상당부분을 당시
충남지방 경찰청 방범과장이었던 박씨에게 건네준 사실을 자백했
다고 밝혔다.
그러나 1심과 2심을 거치면서 자백의 임의성에 관한 의혹이 곳곳
에서 발견되었다. 관련 증인들은 법정진술을 통해 "우리의 약점을
잡은 검찰이 두 총경에 대해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밝
혔다. 교도소에서 만난 단속경찰관 구씨는 "나는 검찰의 강압과 회
유에 속은 희생자"라고 주장하며, 담당검사와의 녹취록을 공개했
다. 심지어 한 오락실 관계자는 "검찰 수사진이 나에게 가혹행위
를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허위진술서를 쓰게 되었다"고 말한
다.
검찰의 짜 맞추기 수사의혹
현재 검찰은 법원의 무죄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며 재상고를 준비중
에 있지만 박용운 前 총경은 "이번 사건이 경찰 고위직을 겨냥한
검찰의 표적수사였다"고 주장한다.
2000년 말 성인오락실과 관련해 다수의 검찰직원들이 연루가 되었
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때 검찰은 이에 대한 여론을 경찰로 돌리
기 위해 구속대상으로 두 명의 총경을 정해놓고 각 피의자들과 증
인들을 회유 협박해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것이다.
박씨와 함께 구속되어 1심에서 유죄를 받고 항소를 포기했던 김
전 총경은 "명예회복을 위해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라며 당시 검찰
의 짜맞추기 수사에 대한 증언을 했다.
다시 검찰개혁을 말한다
법원의 무죄판결 이후 밝힌 박씨의 심경은 시사하는 바가 크
다. "내 문제만 해소됐다고 좋아 할 일은 아니다. 경찰 총경인 나조
차 검찰의 조사 과정에서 무력함을 절감하는데, 소시민들은 오죽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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