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6월 17일 (화) / 제 546 회
▣ 소리없는 사형선고 - 청송 감호소
지난 5월 23일, 청송 보호감호소에서 500명이 넘는 피 감호자들이
사회보호법 철폐를 외치며 집단 단식에 들어갔다. 이들은 사회보
호법이 이중처벌이며, 청송보호감호소는 심각한 인권유린의 현장
이라고 주장하는데...재범의 위험성이 높은 자들의 사회복귀를 촉
진하고, 미래 범죄를 예방하여 사회를 보호한다는 취지 하에 1980
년 신군부에 의해 제정된 사회보호법.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는 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사회보호법은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
다. 급기야 26개의 시민단체들이 ‘사회보호법 폐지를 위한 공동대
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구성, 피 감호자 500 여명의 위임장을
가지고 또다시 헌법 소원을 준비하고 있다. 과연 사회보호법은 위
헌적 이중처벌법이며 인권침해법인가? 보호감호제를 둘러싼 논란
을 살펴본다.
되돌이표 인생들
신창원 같은 흉악범들이 우글거리는 곳이라는 일반의 편견이 만연
해 있는 청송보호감호소. 하지만 실제로 청송보호감호소의 수감자
는 흉악범과는 거리가 먼 생계형 절도 사범이 74%를 차지하고 있
다. 상습범, 흉악범이라는 오명을 쓴 채 청송보호감호소를 거친 출
소자들의 사회 복귀는 쉽지가 않다. 가정은 파탄되어 외톨이가 된
후 감호소에서 받는 일당 2000원의 수당으로 평균 3-4십만원을 손
에 들고 나온 그들은 결국 먹고 살기 위해 또 다시 범죄의 길로 접
어 들 수 밖에 없다. 청송보호감호소 피감호자의 재범률은 50%에
달하기도 하는 등 사회복귀 촉진을 명목으로 한 사회보호법이 오
히려 사회복귀를 방해하고 있는 현실을 파헤친다.
이것이 법인가?
A씨는, 지병이 있어 지난 97년 감호 집행정지로 출소하였다. 그는
병을 치료한 후 4년5개월여 동안 직장을 갖고 평범한 사회인으로
살았다. 사회보호법의 취지에 맞게 사회복귀에 성공한 것. 하지만
검찰에서는 병이 치유되었으니 남은 기간 동안 ‘보호감호’되어야
한다며 다시 청송감호소에 재 입소시켜 현재 남은 기간을 살고 있
다. 사회복귀에 성공한 사람을 다시 감금하는 것이 사회보호법이
다.
B씨는 15년형과 보호감호7년을 선고 받고 18년 만에 사회에 복귀
하였다. 그러나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그의 공범이자 주범인 사람
은 그보다 2년 앞서 출소하였다. 보호감호가 부가된 사람은 감형이
나 가석방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 B씨는 주범이 자기보다 먼
저 출소한 것을 감호소에서 전해 듣고는 너무도 억울하여 심장병
이 생겼다고 하소연 한다. 청송감호소의 피감호자의 대부분은 사
회보호법에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사회에 대한 반감으로
연결되고 있다.
인권 침해
인권 운동가들은 사회 최하층 사람들의 인권보장 정도가 우리 사
회 인권수준의 척도라고 말한다. ‘저들의 인권도 존중되는데 하물
며 내 인권은?’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 인권신장에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청송보호감호소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인권의식 수준을 점검해 보고 과연 감호소를 유지하는 것만이 사
회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인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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