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5회  ㅣ  200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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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10일 (화) / 제 545 회


▣ 대학의 노예, 시간강사
* 제도적 살인, 상자 속의 강사님들
지난 30일 서울대학교의 박 모 시간강사가 한 달 40여 만원의 월급 으로 생계를 이어가려 했지만,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사 건이 있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는데, 정작 대 학 측은 이 강사의 자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유학생활을 하며 박사 학위를 받고, 나름대로 학업에 대한 열정을 이어가려던 이 강사가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 시 간 강사들이 처한 현실을 긴급 취재했다.
* 차비만 30만원, ''''보따리 강사'''' 한 사람이 박사 학위를 따기 위해서는 평균 1억원 이상의 돈이 들 어간다. 하지만, 비정규직 교수인 시간강사들의 보수는 일반 대학 생의 아르바이트비보다도 적은 게 현실이다.
시간강사들은 입을 모아 "강의료는 천차만별이며, 그나마 서울 소 재 대학에서 강의하는 게 지방에서 강의하는 것 보다 나은 편"이라 고 말한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부산으로, 전라도로 강의 시간에 맞춰 출근전쟁을 치르는 강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취재진이 만난 한 대학 강사는 지방 5개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오전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오후 수업을 위해 이동하는데, 그 는 "식사시간 뿐 아니라 수업을 준비하는 시간도 턱없이 적 다"며 "게다가 강의를 위해 한 달에 30여 만원이상을 차비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그는 "내가 비록 ''''보따리 장사''''인 강사지 만, 강의를 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학기말, 가슴앓이, 시강 강사 자리도 ''''별 따기'''' 비정규직 교수 처우 개선 운동을 펼치는 ㅎ 대학 모 강사는 프랑 스 유학을 마친 10년차 시간 강사이다. 한 때는 의욕을 가지고 각 대학을 다니며 강의했지만 이제 그에게 남은 건 ''''빚'''' 뿐이라고 고 백한다.
학생들로부터 좋은 강의 평가를 받기도 한 그는 취재도중 학교로 부터 해고통보를 받았다. 갑작스런 학교측의 결정에 이 강사는 "나 의 해고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대라"고 말했지만, 학교측은 "학기 가 바뀌고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뿐인데 뭐가 잘못됐냐"고 반문했 다.
이에 대해 비정규직 교수들은 "통보라도 받는 건 양호하다"며 6개 월 앞을 알 수 없는 불안전한 위치를 토로한다. 심지어 지방 ㄱ대 학에서는 개강을 앞두고 강사들 5명의 강의가 모조리 취소되는 일 까지 있었다. 갑자기 강단을 잃은 강사들은 "정교수들의 파벌 싸움 에 우리가 희생양이 되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중 한 강사는 시간 강사에 대한 처우 등에 심한 회의를 느끼며 10여 년간 계속해 온 학문의 길을 접고 취업해 이전과는 다른 인생 을 살고 있다. 전국적으로 6만 여명에 달하는 대학 시간 강사들이 불안전한 지위와 생활고 때문에 겪게 되는 갈등을 짚어봤다.
*소모품이 될 수는 없다 매주 화요일이면 교육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주인공은 바로 올해 시간 강사 경력 20년 차인 김동애 씨 로 부당해직을 당하고 난 후부터 교원으로도 근로자로도 인정받 지 못하는 ''''대학 시간 강사의 법적 지위 보장''''을 위해 4년째 시위 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김씨가 몸담고 있던 학교는 "김동애 씨의 주장에 동의는 하지만 대학 사회 관행 앞에서는 어찌 할 바 없 다"고 토로한다.
대학 내 학부 교양과정의 시간강사 강좌 비율이 70%를 넘어선 시 점에서 사실상 대학 교육의 질은 시간 강사들에 의해 좌지우지된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학재단 등에서는 경제적 이유 등으로 전임 교수를 늘리지 않는 실정이다.
대학 운영의 경제적 논리 속에 최저 생계비도 보장받지 못하는 시 간 강사들. 그들은 박사 학위를 ''''장미빛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 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지만, ''''박사''''라는 명예와 ''''실업자'''' 라는 현실사이에서 갈등하는 일만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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