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4회  ㅣ  200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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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3일 (화) / 제 544 회


▣ 접대 공화국
기업 1년 접대비 4조 7천억, 그 중 룸살롱 접대비 1조 4천억원!
지난 일 년간 우리 기업이 사용한 4조 7천억 원의 접대비 중 40%에 달하는 1조 9천억 원이 룸살롱, 골프장 등의 향락사치성 접 대에 사용되었다는 최근 국세청의 발표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국세청에 실제 신고된 액수가 이 정도니 실제 접대비 로 사용되는 규모는 감히 추정하기가 힘든 게 현실이다.
하룻밤 술값 몇 백만 원, 내 돈 내고는 못 먹는다. 경기가 어려워도 룸살롱의 매출은 줄지 않았다. 한 달에 몇 백 상 자의 양주가 소비되고 있는 룸살롱도 적지 않았으며, 하루 매출액 이 몇 억씩하는 기업 단위의 룸살롱도 줄지 않았다. 취재에 응한 룸살롱 영업마담은 손님의 70-80 %가 기업의 접대손님이라며, 하 룻밤 술값이 보통 이삼백만 원은 거뜬히 넘기기 때문에 개인 돈을 내고 먹기는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룸살롱 아가씨 마담들은 손님의 50-70 %가 아가씨와 이른바 ‘2차’ 를 나가고 있다는 나름대로의 통계를 제시하기도 했으며, 대체로 접대받는 사람들은 자신의 신상이 밝혀지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는 실태도 확인해주었다. 이러한 룸살롱 접대는 건설, 제약, 금융 뿐만이 아니라 전 업종에 걸쳐서 이루어지며 이른바 IT업계에도 급속하게 확장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는 일부 외국계 회사들에서조차 본사의 회사윤리 를 무시한 채 접대를 강하게 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 다.
접대의 현장, 그곳은 전쟁터였다. 룸살롱 접대의 현장으로 고객을 데려가기 위해 공을 들이는 과정, 룸살롱에서 이루어지는 퇴폐적인 문화, 그리고 2차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뒷탈이 없다는 나름대로의 노하우에 이르기까지 5대 그룹 현직 부장들이 실토하는 접대의 경험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 는 내용들이었다. 심지어 원청회사 관계자들의 출장 단합대회에까 지 아가씨를 공수했다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일주일에 서 너번은 접대를 했다는 술상무들이 결국 죽음까지 이 르게 된 경우도 있으며, 이미 대법원에서는 업무상 음주로 인한 사 망을 벌써 6명이나 인정하게 된 현실이다. 기업의 영업부장들은 잦 은 술접대와 골프 접대로 가정을 돌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회한이 라고 고백했으며, 전쟁과 같은 경쟁적 접대문화가 이제는 없어질 때도 되지 않았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국적 접대 문화가 부패고리의 시작이다. 접대문화의 전문가들은 과도하고 타락한 접대일수록 부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른바 한국적 접대문화를 급박한 개혁과제 로 삼아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곧 뇌물과 비리의 출발점에 서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한 외국계 회사의 홍보이 사는 자신의 접대에 대해 세세하게 회사에 보고하고 있었다. 그는 접대의 대상과 목적 그리고 장소 등이 정확하지 않으면 회사에서 접대비로 인정받을 수 없으며, 룸살롱과 같은 접대는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이제 한국도 접대비를 투명하게 하지 않으면 국제 적인 웃음거리가 될 것이며, 한국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접대 문화를 혁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한 경고를 해주었다. 10 여년 전에 접대비 논란을 거치면서 이제는 투명하고 깨끗한 일 본식 접대문화를 만들어낸 일본의 접대 현장도 둘러보았다. 일본 의 영업부장들은 한국의 접대문화가 그립기는 하지만 결코 한국식 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의견도 분명하게 드러냈다. 과도한 접 대로 부담을 주는 하등의 부패한 접대 대신, 이제 정성을 담아 고 객의 마음을 사는 접대 문화를 개척해가고 있다는 그들의 말에서 취재진 또한 많은 시사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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