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29일 (화) / 제 539 회
▣ 불패신화, 무노조 삼성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는 안 된다"고 말했던 삼성그룹
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무노조 경영원칙''''은 30년이 지난 지금
도 여전히 고수되고 있다. 무노조 경영은 원칙이 아니라 철학이라
고까지 말하는 삼성그룹이 금과옥조처럼 받들어온 무노조 신화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 아빠 납치된다, 신고해라!
울산에 사는 한 여중생은 갑작스런 문자메세지를 하나 받았다. ''''아
빠 납치된다, 경찰에 신고해라!'''' 바로 삼성 계열사의 C씨가 딸에
게 보낸 다급한 구원 요청이었다. C씨는 ''''구조조정 반대, 노동조
합 결성''''등을 요구하는 유인물을 배포했고, 이 일로 인해 회사는 C
씨를 유인물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해 강제로 억류한 것이다.
지난 2000년, 삼성의 또 다른 계열사에서 노조설립을 추진해온 핵
심 멤버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K씨는 회사 간부의 연락을 받고 약
속장소로 나갔다. 이때부터 K씨는 20일간 전국을 끌려 다니며 끊
임없는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 그는 노조 설립시도에 대한 반성의
각서를 쓰고 나서야 회사로 복귀할 수 있었다.
같은 해 Y씨는 노조 창립 총회를 며칠 앞둔 시점, 일본연수를 마치
고 귀국하려했지만 회사측에서 여권을 주지 않아 돌아올 수 없었
다. Y씨 또한 회사측으로부터 끊임없는 회유와 협박을 받았고, 결
국 더 이상 노조설립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나서야 귀국할
수 있었다.
*합법적인 노조파괴, 이른바 유령노조 작전
삼성에서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은 끊이지 않았지만 매번 무산
되기 일쑤였다.
지난 3월 25일, 삼성 계열사인 호텔 신라는 서울 중구청에 노조 설
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중구청
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기 40분 앞서 호텔 신라 다른 직원
명의로 서울지방노동청에 또 다른 노조 설립 신고서가 제출되었
던 것이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이는 철저히 준비된 삼성측의 유령노조가 진
행한 일이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결국 복수노조금지라는 현행법
때문에 노조설립은 좌절됐다. 그런데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
다. 98년 삼성 협력업체는 노조를 설립하기 위해 수원시청을 찾았
으나, 불과 5분전에 정체불명의 노조설립신고서가 제출되어 무산
되었다. 2000년 또 다른 삼성 계열사에서도 노조설립신고를 하기
위해 중구청에 갔으나, 20분전에 이미 강남구청에 노조설립신고서
가 제출되었다.
취재진은 20분 먼저 신고되었다는 문제의 그 삼성계열사의 노조사
무실을 찾아갔으나,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관할구청에서
노조설립증을 받았다는 삼성 계열사중에는 아예 노조사무실이 존
재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심지어 삼성의 한계열사에서 노조위원
장으로 등록된 모직원은 자신이 노조위원장인지도 모르고 있는 실
정이었다.
* 무노조 삼성, 그 신화를 고발한다!
삼성계열사의 한 노무관리자로부터 공개된 ''''시나리오와 대응방
안''''이라는 회사 내부 문건에는 이러한 무노조 경영의 실체가 무엇
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노조 설립신고자들에 대한 그림자
미행, 회사 인사팀의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계획, 심지어 시청, 군
청 등의 노무 담당 공무원들을 ''''삼성맨화''''시키기 위해 계획된 정기
적인 금액 제공까지 명시되어 있다.
IMF 이후, 삼성생명은 1000억의 흑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조
정을 전격 단행했다. 하지만, 당시 노동자들은 목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대량 해고되었다고 그때를 회상한다. 반면 회사측에서는
희망퇴직에 의한 불가피한 경영행위라고 반박하고 있다.
노조없이는 권리를 찾을 수 없었다는 삼성생명 구조조정 해고자
와 무조노가 아니라 비노조 경영이라고 주장하는 삼성 경영자 측
은 여전히 아슬아슬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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