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15일 (화) / 제 537 회
▣ 국제결혼의 덫에 걸린 여성들
남편의 폭력을 피하려다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필리핀 여성 따따!
예전부터 그녀는 남편의 심한 폭력과 욕설에 시달려 왔다는데...
국제결혼 수는 매년 증가해 가고 있지만 한국으로 시집 온 여성들
의 인권에 대한 제도적 장치는 거의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최근 증가하고 있는 필리핀과 베트남 여성들과의 국제결혼
의 방식을 살펴보면 경제적 수준이 낮은 나라의 여성들을 ‘사고판
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PD수첩은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온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
와 더불어 필리핀과 베트남을 현지 취재헤 국제결혼업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현재의 결혼방식의 문제점과 이 과정에서 철저하게 짓
밟히고 있는 현지 여성들의 인권문제를 집중 조명해본다
따따를 죽음으로 몰고간 남편의 폭력!
남편의 폭력을 피하기 위해 달아나다 베란다에서 추락사한 필리
핀 여성 “따따”. 그녀의 사망 1주일 후 취재진은 남편에게 구타당
한 후 찍어놓았다는 그녀의 사진을 들고 필리핀에 있는 가족들을
만났다. “우리는 따따가 맞고 사는 줄 몰랐어요” 필리핀에서 만난
죽은 따따의 가족들은 맞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은 사진을 보자 눈
물부터 터뜨렸다. 9남매의 장녀로서 병든 아버지의 약값과 가족들
의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필리핀으로 돈을 보내야 했던 현실 속에
서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그녀로서는 어쩔 수 없
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었다.
이제는 그들도 인권을 보호받아야 한다
국제결혼을 선택한 많은 외국인 배우자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
해서라는 경제적인 이유로, 혹은 2년 간의 결혼생활이 유지되지 않
으면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는 신분상의 불이익 때문에 남편의 폭
력과 학대에 노출되어 있다. 폭력이나 학대로 인해 집을 나온 외국
인 배우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 고국으로 돌아가거
나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이다. 2년간 동거하고 남편의 동의가 있어
야만 국적취득시험을 치를 수 있는 현재의 국적법의 한계는 그들
에게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국적취득을 미끼로 배우자를 폭행하
거나 협박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국제결혼에 실패한 필리핀 여성, 미드나와 자니스의 절망
국제 결혼업체를 통해 지난해, 9월 전남 신안군의 한 섬으로
함께 시집을 간 필리핀 여성, 미르나(25세)와 자니스(22세). 그들
은 결혼한 지 두달 만에 남편들의 폭력을 피해 필리핀 대사관으로
탈출해 지난 2월 본국으로 돌아갔다. 취재진은 마닐라의 빈민가에
서 함께 거주하고 있는 두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스스로 부끄러
움을 느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두 사람. 마닐라에서
직업을 구해 집에 돈을 부쳐 주고 싶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게
다가 현재 임신 8개월의 미르나는 아이를 나을 병원비 조차 마련
할 수 없는 상황.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기 위한 수단으로 국
제결혼을 꿈꾸며 결혼업체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필리핀 여성들.
단지 돈을 위한 결혼이라고 매도하기에는 너무나 절박한 필리핀여
성들의 이야기를 현지에서 들어보았다.
현재의 국제결혼은 사람을 사고 파는 매매 행위
PD수첩은 모든 다른 국제결혼시장 베트남의 생활도 직접 취재한
다. 대만, 일본인이 주였던 베트남의 결혼시장에 한국인들까지 가
세해 호치민에서는 매일 수십 쌍의 국제결혼 커플들이 탄생하고
있다. 결혼 중매업 자체가 불법인데다 최근엔 베트남 당국의 감시
가 심해 맞선과정은 물론 결혼식까지도 철저하게 음성적으로 이루
어지고 있다. 게다가 남자 한 명의 맞선 상대로 나오는 베트남 여
성의 수는 무려 150여명. 맞선 시간은 불과 30~40분. 베트남에서
막 결혼했다는 한 한국남성은 이런 맞선방식에 불만을 제기했다.
“결혼업체가 잡아놓은 스케쥴로 대로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내가
부인에 대해 알고 있는 건 나이와 이름뿐이다”
더 큰 문제는 현재 베트남 여성들의 인권문제. 주로 베트남의 시
골마을에서 불법브로커가 모집한 4~5백명의 베트남 여성들이 현
재 호치민의 맞선시장에서 상품으로 나서고 있는 실정. 그러나 이
들에게는 남편을 선택할 권한도, 맞선을 거부할 권한도 없다. 취
재 도중, 현지의 불법브로커를 통해 모집당한 수 백명의 베트남 여
성들이 하루 두세 탕씩 맞선을 보기위해 이동하는 모습도 카메라
에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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