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2회  ㅣ  200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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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3월 11일 (화) / 제 532 회 


▣ 수술실 긴급경보 - 수술실에 의사가 없다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부조리와 다양한 사회현상을 심층 취재하 고,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본격 시사 르포프로그램 MBC「PD수 첩」. 이번 주에는 <수술실 긴급경보>편을 통해 심각한 의사수급 난에 빠진 외과 계열에 속하는 소위 ''기피과'' 들의 실상과 함께 의 사부족으로 수술실에 등장한 비 의료인인 속칭''오다리''들의 불법 시술실태를 고발, 우리의 의료현실에 경종을 울리게 된다.
돈 되는 곳으로만 몰리는 의사들 지난 12월 마감한 2003년 레지던트 선발시험에서 흉부외과는 정원 의 절반밖에 지원자가 없었다. 진단방사선과 및 해부병리과의 경 우는 정원의 30% 내외에 불과 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의료계에 서는 ''10년 내에 해당과는 전문의의 대(代)가 끊기는 상황이 도래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성형외과·안과·피부과 등은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이며 정원 의 100%를 쉽게 채웠다. 개원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과로 수련의 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선발시험 상위권 학생들은 전원 안과나 피부과로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강남에서 개업한 한 성형 외과 전문의는 2년 새에 병원이 두 배로 늘었다며 귀띰했다.
심장이나 폐 수술 못하는 날 올 것 소위 메이저과 중에서 전공의 지원자가 가장 적은 과는 일반외과· 정형외과·흉부외과·신경외과 등의 외과 계열로 수련과정이 힘든데 다 나중에 개원을 해도 벌이가 시원치 않다고 판단되는 곳들이다. 소위 서비스과라 불리는 마취과나 해부병리과의 경우도 사정은 이 와 비슷하다.
의사수급 편중현상은 이미 심각하게 진행돼 시내 중급병원이나 농 촌지역 병원에서는 외과수술이 불가능한 지경이다. 실제로 경기북 부지역에서는 일반외과 및 마취의사가 없어 맹장수술도 서울에 이 송되어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수술 받아야 할 때를 놓치는 바람에 사망에 이른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시골지역 병원장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의사초빙 일 수밖에 없는데, 한 병원장은 ''이제는 포기했다''고 하소연할 지 경이었다. 큰 수술이 이뤄지는 대학병원의 경우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최근 흉부외과 교수가 개원을 위해 대학병원을 그만두자 동료의사 들은 "내가 심장이나 폐가 아프면 이제 누가 수술해 주느냐?"며 하 소연을 했다고 한다. 그 흉부외과 교수는 "머지않아 심장은커녕 맹 장수술 받은 뒤 살아나오면 다행인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외과계열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마취하고, 꿰매고…, 사고치는 ''오다리''들 의사들을 구하기 힘들어지자 일부 병원에서는 속칭 오다리들의 의 료행위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 ''오다리'' 란 의사의 지시를 받아 병원에서 일하는 비 의료인을 말하는 의료계의 통용어다. 경 기도 한 병원의 오다리 김영진(가명)씨. 10년째 병원에서 근무하 고 있는 그의 실력은 여느 의사 못지 않은 베테랑 급이라고 한다.
수술실을 취재팀이 찾아가자 그는 당황해하며 "수술에는 참여하지 만 의사가 해야할 일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는다"고 처음에는 부인 했지만, 수술부위 봉합에 참여하기도 한다고 실토했다. 지난해 강 원도 K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군무한 김홍섭(가명)씨는 환자를 상 대로 마취는 물론 외과수술까지 마구 해오다 경찰에 구속됐다.
김씨는 함께 일하던 공중보건의가 병원을 그만둔 후 병원을 찾은 환자 100여명에게 마취주사를 놓고 심지어 맹장수술, 골절 외과수 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피해자들 은 "무조건 눕히고 전신마취부터 시키고 수술을 했다"고 증언했다.
수술실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그러나 개별 병원이나 개인에 대한 처벌만으로 오다리를 근절하 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방병원의 재정난과 인 력부족을 구조적으로 해결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료계에 서는 ''기피과''에 대해서는 의료수가를 조정해 신규 의료 인력의 유 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농어촌 지역의 경우 필수의료 인을 확보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한다.
PD수첩 <수술실 긴급경보>편을 연출한 이근행 PD는 "지난 2003 년 레지던트 선발시험 때 힘들다고 알려진 외과계열에 대한 지원 자가 적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지금 우리 의료현실이 위험하다 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뿐만 아니라 ''오다리''들의 시술이 늘어 나고 있는 형편인데, 이렇게 되면 결국 모든 피해는 우리 국민들 이 보게될 것이라는 사실이 우려되었다. 하루빨리 의료계가 정상 이 되길 바라며 <수술실 긴급정보>편을 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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