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9회  ㅣ  2003-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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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2월 11일 (화) / 제 529 회


▣ 차라리 내 목숨을 압류하라

지난 1월 9일 새벽 두산중공업 노동조합원 배달호씨가 분신 사망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인은 파업에 대한 사측의 무리한 손해배 상 청구소송과 가압류 조치로 밝혀졌다. 평범한 한 가장을 죽음으 로 몰고 간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 과연 거기엔 어떤 무서움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일까?
배달호는 왜 죽음을 선택했는가? 배씨는 지난해 장기파업으로 회사에 입힌 손실로 월급 50%와 부동 산 등이 가압류된 상태였다. 배씨의 자동차 보조석에서 발견된 유 서에는 “재산 가압류로 고통스럽다... 해고자들이 모두 복직되었으 면 좋겠다” 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가압류로 인한 정신적 인 고통이 상당했음을 입증해 준다. 생전에 배씨와 가까운 사이였 던 한 노조원은 분신을 택할 만큼 상황이 암담했느냐는 물음에 삶 의 희망이 없어 자신도 분신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며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울며 떠난 스무 살 처녀 제작진이 만나 본 많은 사업장 노동조합 중에서도 비정규직 고용 안전 문제를 화두로 파업을 벌인 제주 한라병원 노조의 상황은 심 각했다. 파업에 참여한 132명의 조합원 전원이 해고 되었고, 부모 와 일가 친척 등 신원보증인의 재산까지 가압류를 당한 상태였다. 생계를 위해 저녁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한 간호사 는 이렇게 힘든 상황인데 파업에 참여한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반드시 승리할 것을 믿는다, 끝까지 투쟁하겠다” 며 손배 소나 가압류가 강자의 논리로, 노조말살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 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중소 플라스틱 제조 회사에 1년 반전에 입사했던 박00(20)씨는 취재 중 회사에 사표를 냈다. 통상적인 그녀의 월급은 겨우 60여만 원정도, 그러나 작년에 결성된 노동조합에 가입해 1주일의 파업에 참여한 댓가로 그녀는 회사측에 의해 3000만원의 가압류 대상자 가 되었다. 그 결과 그녀는 지난달 하루에 열두시간씩 일하고도 23 만원 밖에 받지 못했다. ‘조합을 탈퇴하거나 사표를 내면 가압류 를 풀어준다’ 는 회사측의 회유와 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끝 내 회사를 떠나던 날 그녀는 한없이 울고 있었다.
폭풍전야, 이번에 밀리면 끝장이다! 그러나 사용자측의 입장은 단호했다. 노조가 사측에 손실을 입히 면서 불법파업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모든 절차는 법 대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손해배상소송과 가압류 문제는 노 사간의 힘 겨루기의 중심에 있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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