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1월 5일 (화) / 제 518 회
■ 악몽의 40분, 경찰은 없었다
지난 10월 13일 대전의 한 골목, 운전을 하고 가던 형제가 ‘쳐다봤
다’는 이유로 괴한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중상을 입었다. 군에
서 휴가 나왔던 이인범씨(22, 형)은 타박상과 코뼈가 부러지는 등
의 중상을 입었지만, 이인성씨(19, 동생)는 지금까지 혼수상태로
현재 생명이 위독하다.
문제는 경찰이 이러한 폭행사건의 신고를 받고도 재빠르게 대처하
지 못하고 오히려 범인을 비호했다는 피해자측 주장과, 더 적극적
으로 범인을 잡으려 했다가 오히려 욕을 먹고 있다는 경찰측의 의
견이 첨예하고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당시
현장에 도착했던 경찰들을 ‘직무유기’의 혐의로 현재 대전지검에
고소한 상태다.
경찰은 왜 그들을 외면했나?
주민 제보를 받고 인근 파출소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했다. 그러나
신고지점과 사건현장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은 한참 후
에야 사건 현장에 도착하게 된다. 경찰에 의하면 신고지점과 사건
현장이 250미터나 떨어져 있어 찾기 어려웠다고 하지만 현장 검증
결과 신고지점과 실제 사건현장의 거리는 육안식별이 가능한 거리
인 40미터에 지나지 않았다.
동네를 세 바퀴나 돈 후 경찰은 사건현장과 부딪힌다. 하지만 경찰
은 창문만 내리고 가해자에게 ‘싸움 났냐?’ 는 질문만을 건네고, 가
해자의 ‘아무 일 없으니 그냥 가라’ 는 말만 믿고 현장을 유유히 떠
난다. 경찰이 떠나는 것을 보고 겁이 난 피해자는 창문이 올라가
는 순간에 ‘살려달라’고 소리쳤지만 경찰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후에 경찰은 피해자의 소리를 못 들었다고 주장하지만, 피해자와
경찰차의 간격은 1.5에서 2미터 정도였다. 또 그때 피해자는 얼굴
과 옷이 피범벅이 되어있었다고 주장하는데, 그걸 보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 되고 있다.
직무유기 인가, 단순한 업무미숙인가?
가해자들에게 겨우 풀려난 피해자는 경찰이 오자, 가해자들이 여
관에 있으니 가서 찾아보자고 했다. 하지만 피해자측에 따르면, 경
찰은 여관 중 한 곳에만 들어가 장부만 확인하고 그냥 나와버렸다
고 한다. 이것은 분명히 여관에 범인들이 투숙하고 있을 것이라는
피해자의 제보를 무시한 처사이며, 범인을 은폐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피해자 이인범씨는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찰측은 여관 세 곳을 다 들어갔으며, 주인에게 범인의 인상
착의를 물어봤으나 모두 모른다고 해서 나왔다고 밝혔다. 또 범인
을 검거하기 위해 이리저리 탐문수사를 했고, 결국 수사망을 좁힌
끝에 4명의 가해자중 3명을 자진출두 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경찰측과 피해자측은 계속해서 서로 엇갈린 주장을 내
놓고 있다. PD수첩은 현장 목격자들의 검증을 통해서 사건을 재구
성해보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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